강제규 장동건, 20년 만의 추억 소환 ‘태극기 휘날리며’[MK현장]

3377TV정보人气:386시간:2024-05-30

강제규 감독-장동건. 사진|유용석 기자강제규 감독과 장동건이 대표작 ‘태극기 휘날리며’의 20주년 기념 재개봉을 앞두고 추억을 소환했다.

30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강제규 감독과 배우 장동건이 참석했다.

지난 2004년 개봉한 천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는 잊을 수 없는 1950년 6월 두 형제의 갈등과 우애 그리고 전쟁의 비극을 그린다. 개봉 20주년을 기념해 4K 해상도로 리마스터링된 버전으로 상영된다.

강제규 감독은 “세월이 빠르다. 그때가 정말 바로 얼마 전처럼 현장에 모니터를 보고 연기자 스태프들과 땀 흘리고 교감하고 시간 나누고 찍어도 찍어도 끝이 없는, 그때 회차가 150회차가 됐다. 4계절 내내 고생한 기억이 있다. 지금도 현장에 있는 느낌이다”고 재개봉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런 생생함이 내 마음에 뜨겁게 남아있는데, 20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20주년 재개봉의 의미는 친했던 친구와 다시 만난 기분이다. 20년 지난 후 또 어떤 기분으로 다가올까 싶다. 이 영화는 10, 20대는 극장에서 볼 기회가 없었을 거다. 현대사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한국 전쟁을 디테일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그는 “아픈 현대 역사를 담고 있지만 가족 이야기고 희생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전쟁사를 다루고 있지만, 정치적 이슈나 히어로물이라면 세월이 지나서도 많은 분이 다시 보고 싶은 충동이 드는 영화일까 싶다. 직접 시나리오를 썼지만, 개인의 서사나 주변 인물의 파편을 가장 많이 녹여낸 작품이다.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며 ‘태극기 휘날리며’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태극기 휘날리며’ 포스터. 사진ㅣ빅픽쳐, 콘텐츠존장동건은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동생의 징집해제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진태 역을, 원빈은 갑작스레 전쟁터에 떨어진 동생 진석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장동건은 “20주년 재개봉한다고 해서 마음속으로 감회가 새로웠다. 감독님과 마찬가지로 많은 분이 오셔서 보실 거라고 생각 안 했는데 오늘 많이 와줘서 감사하다”며 “그때 현장이 생생하고 기억이 난다. 20년 세월 흘렀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며 “‘태극기 휘날리며’ 재개봉이 의미 있는 게 제가 찍은 영화 중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은데, 이번에 아들을 데리고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돼서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저의 대표작이다. 명절에 모이면 어릴 때부터 한국전쟁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제가 들었던 이야기가 눈으로 구현되니까 친숙했다. 진태의 마음이 공감되더라. 아기 같은 동생, 가족을 지키기 위해 견뎌야 했던 청년의 모습이 굉장히 매력적이고 인상적있다. 제가 연기한 캐릭터 중 마음에 들고 좋아하는 캐릭터”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장동건은 ‘태극기 휘날리며’로 천만 배우가 된 것에 대해 “지금도 생각나는 건 지쳐갈 때, 요즘은 현장에서 편집한 걸 바로 볼 수 있는데, 그때는 필름 영화일 때라 이게 잘 가고 있는지 불안감이 컸을 때였다. 어느 날 현장에서 모든 스태프가 모여서 본적이 있는데, 모두가 환호하면서 잘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때 관객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좋아할 수도 있겠다 싶더라. 당시에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감독님의 ‘쉬리’가 계기였다. 당시 100억 넘는 제작비가 거대했다. 주연배우로, 감독님도 그럴 거다. 부담감을 짊어지고 해 나가야 되는 것들을 마음을 다잡고 힘을 낼 수 있었다. 현장에서 후회는 없었다. 천만은 그 당시 상상하기 힘든 숫자였다. 현실이 되어가는 게 믿기지 않는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장동건은 촬영 당시 에피소드를 묻자 “최민식 선배가 북한군 장교로 나왔다. 진태가 장교를 납치해서 무공훈장을 받는다. 다들 전쟁 치르고 있는 사람처럼 절어 있을 때였고, 최민식 선배가 ‘올드보이’ 개봉을 앞두고 영화 잡지 표지를 찍으러 갈 때였다. 저랑 권총 두고 몸싸움하는 신이었는데, 화약을 최민식 선배 얼굴에 쏜 적이 있다. 그걸 컷 하기 전까지 참고 있다가 파편이 얼굴에 박혀서 너무 죄송했다. 흔쾌히 정말 아무 일 아닌 것처럼 해주고 갔다. 이 자리를 빌려 그때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해주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날 ‘태극기 휘날리며’의 또 다른 주연 원빈은 불참해 아쉬움을 자아냈다. 원빈은 ‘아저씨’ 이후 14년 째 공백기를 갖고 있다.

강제규 감독은 “원빈도 참석했으면 좋았을 텐데 싶다. 해외 출장 중에 개봉 소식을 들었다. 장동건 원빈이 참석하면 좋을 것 같아서 연락을 취했는데, 원빈은 활동을 잘 안 하니까 연락한 지 꽤 됐다. 4~5년 정도 됐다. 전화번호가 바뀐 것 같더라”며 “제대로 소통돼서 참석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제천영화제 때도 어떤 자리가 마련될 것 같은데 사전에 연락해서 여러분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전쟁의 과거와 미래, 이를 통해 우리 삶이 변해가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개봉 20주년을 기념해 6월 6일 현충일에 재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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