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0일 남포동 모퉁이극장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13인 여성 감독의 초기작부터 최신작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영화제가 열린다.
장서우 감독의 ‘흐린영화’㈔부산여성사회교육원(이사장 이기숙)은 오는 8~10일 부산 중구 남포동 BNK 아트시네마 모퉁이극장에서 제11회 부산여성영화제를 주최한다.
올해 슬로건은 ‘부산여성영화상상展’이다. 부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여성 영화감독 13인의 초대전을 통해 지역 여성 영화인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선택과 집중 방식이 돋보이는 기획이다.
문창현 감독의 ‘침묵보다 변화를’이번 영화제에서는 ▷부산 독립영화 초기 대표작인 ‘장독’(김옥심, 1986) ▷장애인 자매 수정·윤정의 일상과 사랑을 그린 ‘팬지와 담쟁이’(계운경, 2000) ▷꾸준한 작업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은 최정문 감독의 ‘일광욕’(2017) ▷지역 여성 문화예술인의 미투 연대를 그린 ‘침묵보다 변화를’(문창현, 2021) 등 장편 2편과 단편 9편을 만나볼 수 있다.
개막작은 부산에서 영화계에서 주목받으며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장서우 감독의 ‘흐린영화’(2023)와 김민지 감독의 ‘엄마와 반쭝투’(2023)가 선정됐다.
공모작 366편 가운데 심사를 거쳐 장편 5편, 단편 8편이 본선에 올랐다. 가족조차 비밀에 부친 고모 죽음의 진실에 다가서는 ‘양양’(양주연)을 포함해 ▷부조리에 대항하는 비주류의 연대와 용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지지하는 ‘딸에 대하여’(이미랑) ▷성폭력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의 위선을 심도 깊게 고발하는 ‘이온’(이가은) 등 다양한 영화와 시선이 관객과 만난다.
파멜라 호건 감독 ‘아이슬란드가 멈추던 날’올해 부산여성영화제에서 유일한 해외 초청작인 ’아이슬란드가 멈추는 날‘(파멜라 호건)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지역여성영화제 네트워크에서 공동으로 초청한 이 영화는 1975년 가을 아이슬란드에서 여성 90%가 나서서 성별 임금 격차에 항의하며 벌인 ’데이 오프(day-off)’ 시위가 어떻게 성공했는지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여성의 집단행동이 자국의 패러다임을 전복한 사건으로, ‘여성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꼽히는 아이슬란드의 저력이 ‘그날의 파업 또는 축제’부터 시작됐음을 알린다. 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유머와 협상이라는 강력하면서 유연한 전략의 힘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개막하는 날인 오는 8일에는 부산 중구 동광동 생활문화센터 한성1918에서 ‘부산, 여성, 영화 그리고 상상’을 주제로 네트워크 포럼도 열린다. 다큐멘터리 장르에서 여성의 서사는 어떻게 표현되는지, 여성 다큐멘터리스트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떠한지, 부산 여성 영화 열전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등에 대한 흥미로운 발표가 이어진다.
9일과 10일에는 빈티지 의류와 친환경 생활용품 등 ‘여성이 만드는 수공예 용품’을 한데 모은 플리마켓도 열린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s://bwff.modoo.at/)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