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비' 강동원→'선조' 차승원이 씹어삼킨 '전,란' [김나연의 사선]

3377TV정보人气:900시간:2024-10-19

[편집자주] 영화·OTT를 보는 김나연 기자의 사적인 시선.[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사진=넷플릭스캐릭터부터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까지 흥미롭지 않은 구석이 없다. 그러나 흥미로운 만큼, 어딘가 '건너뛰기'한 듯한 서사가 아쉽게만 느껴진다. 그 안에 숨겨진 이야기를 자꾸 파헤치고만 싶은 '전,란'이다. 126분이라는 러닝타임으로는 부족하다.

넷플릭스 영화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 분)이 '선조'(차승원 분)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

양반 출신이었던 '천영'은 노비라는 신분에서 끊임없이 도망쳐왔다. 그는 노비 신분으로 조선 최고의 무신 집안 외아들인 '종려'와 마주하게 된다. 그는 회초리를 맞기 싫어 '종려'에게 무예를 가르치게 되고, 급기야는 '종려'의 부족한 실력을 대신해 급제에 나서 장원 급제한다. 우정과 사제 사이, 두 사람의 지독한 인연이 시작된 셈이다.

'종려'는 '천영'을 면천하고자 아버지를 설득하지만 실패하고 '천영'의 증오를 산다. '천영'은 혼란을 틈타 의병이 되기 위해 도망치고, 전쟁 중 공을 세우면 노비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으로 칼을 든다. '종려'는 '천영'이 이 과정에서 자신의 가족을 살해했다고 오해한다.

7년 간의 참혹했던 임진왜란이 끝나고 의병대의 선봉장으로 조선 최고의 검술을 갖게 된 '천영'과 가족의 복수를 꿈꾸며 한양으로 돌아온 '종려'. 피폐해진 조선에서 백성과 왕정의 편에 선 두 사람의 칼끝은 이제 서로를 향한다.

사진=넷플릭스'전,란'은 임진왜란이라는 큰 사건을 배경으로 두 주인공 '천영'과 '종려'의 관계를 통해 부조리한 신분제를 조명한다. 타고난 계급에서 벗어나고자 끝없이 싸우는 인물과 시대와 계급의 한계에 갇힌 인물. 우정을 쌓던 칼이 서로를 겨누게 되는 두 사람의 관계성은 짧고 굵게 보여진다. 과거와 현재를 바삐 오가는 전개 방식에도 충분히 이해 가능하지만, 이들의 미묘한 감정선이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됐다면 시청자들의 몰입도와 설득력을 높였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존재한다. 빠른 전개에 군더더기가 없지만, 서사가 치밀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서사의 작은 구멍을 메꾸는 것은 역시 배우들의 몫이다. 강동원은 매 순간 현실과 맞서 싸우는 진취적인 상황과 감정을 완벽하게 분출하며 불 같은 연기로 몰입을 이끈다. 여기에 왜구들이 '청의검신'이라고 부를 정도로 두려움에 떠는 완벽한 액션을 구사하는 모습은 '예술'에 가깝다. 강동원은 긴 신체를 활용한 현란한 검술 액션으로 특기를 제대로 발휘하며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첫 사극에 도전해 '정공법'을 택한 박정민은 선한 얼굴부터 분노와 배신감으로 얼룩진 다양한 감정의 파동을 입체적으로 표현해내며 생동감 있는 캐릭터의 변화 과정을 세밀하게 표현한다. 매 작품 탁월한 캐릭터 해석력을 선보였던 박정민은 '명불허전'의 연기력으로 자기 몫을 완벽하게 해낸다.

또한 '전,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캐릭터와 배우를 꼽자면 단연 선조 역의 차승원이다. 이기적이고, 개탄스럽다는 표현만으로 부족한 선조는 차승원을 만나 한층 더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그가 당연히 '선'이라 믿었던 세계가 누군가에게는 지독한 '악'이었고, 그는 찰나의 표정 하나 대사 하나로 이를 표현해냈다. 차승원은 '전,란'을 통해 자신의 폭넓은 연기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어떤 역경에도 꺾이지 않는 굳센 의지를 가진 의병 범동 역의 김신록, 일본군의 잔혹한 선봉장 겐신 역의 정성일 또한 눈에 띄는 연기를 선보이며 작품을 풍성하게 채운다.

'전,란'은 지난 11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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