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even)한 리뷰> 154㎝ 단신 두 여배우의 닮은 듯 아닌 듯한 찰떡 궁합 ‘위키드’

3377TV정보人气:383시간:2024-11-23

‘위키드’.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브로드웨이 초대형 뮤지컬과 스크린의 만남.

2003년 초연 이후 21년 만에 처음 영화화된 뮤지컬 ‘위키드’는 사실 진작에 실사화(實寫化)화됐어야 했다. ‘오즈의 마법사’의 비하인드를 간직한 깊고 풍부한 이야기, 에메랄드시티의 화려한 세계를 구현한 판타지 등 제한된 무대 한 공간에만 담기에는 스케일이 너무나 거대했기 때문이다.

20일 개봉한 ‘위키드’에는 제작비만 1억4500만 달러(약 2037억 원)가 들어갔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급에 견줘 손색이 없는 규모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엘파바 역에 토니상 뮤지컬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은 실력파 신시아 에리보, 글린다 역에 인기 최고의 팝스타 아리아나 그란데, 마담 모리블 역에 아시아 배우 최초로 오스카 여우주연상을 받은 양쯔충(양자경) 등.

일단 개봉 후 사흘간의 성적은 흥행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3일간 누적 관객 24만여 명(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을 기록했다. 같은 날 개봉한 김대우 감독의 에로틱 스릴러 ‘히든 페이스’(누적 약 15만여 명)보다 많았고, 앞선 주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던 ‘글래디에이터2’를 3위로 내려 앉혔다.

무엇보다 닮은 듯 아닌 듯한 두 여배우에 주목하게 된다. 에리보와 그란데는 영화 속이든 실제든 피부색의 차이만큼이나 전혀 다른 배경을 지니고 있다. 37세 영국 태생의 에리보는 흑인이고, 왕립연극학교에서 정통 연기수업을 받았다. 처음엔 연극을 하다가 20대 후반이던 2015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컬러 퍼플’의 셀리 역을 맡으며 유명해졌다. 이 역할로 2016년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2018년부터는 할리우드에도 진출했다. 꾸준히 코스를 밟아 성장한 셈이다.

엘파바 역의 신시아 에리보.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31세의 그란데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이다. 부유한 환경, 타고난 외모와 재능으로 10대의 어린나이에 데뷔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음악은 물론 뮤지컬, 영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약하며 일찍부터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빌보드 싱글 차트인 ‘핫100’ 1위곡이 수없이 많고, 스포티파이 등 스트리밍 사이트의 조회수가 10억 회를 넘었다. 아메리칸뮤직어워즈, 빌보드뮤직어워즈는 물론 2021년에는 그래미상도 받았다. 스타 중의 스타다.

따라서 둘의 이질감이 좀 느껴진다. 처음 캐스팅 소식이 전해졌을 때 어울릴까 하는 걱정과 함께 혹시 촬영 중에 기싸움을 하며 다투지는 않았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스크린 속에서 찰떡같다. 검은 피부를 온통 초록색으로 칠하고 나오는 에리보는 엘파바의 캐릭터에 잘 부합한다. 개인적인 이력도 그렇지만 커다란 안경 뒤로 비치는 ‘애이불비(哀而不悲)’의 표정과 오즈 마법사의 강압과 독재에 저항하는 모습이 의연하고 강인해 보인다. 그란데는 ‘공주병’ 캐릭터인 글린다를 허영심 강하지만 결코 얄밉지 않게 잘 표현했다. 처음엔 다른 사람들처럼 초록색의 엘파바를 업신여기지만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후엔 누구보다 열렬한 응원자가 된다. 중간에 금발의 머리를 터는 연기는 코믹하고 능청스러우면서도 인간적이고 매력적이다. 둘의 호흡이 제법 괜찮다는 느낌이 들 무렵, 어쩌면 저렇게 키도 똑같은가 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다. 에리보는 154㎝, 그란데는 153㎝. 둘 다 단신이다.

글린다 역의 아리아나 그란데(가운데). 유니버설 픽쳐스 제공 뮤지컬 영화로서 ‘넘버’(노래)를 듣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원작 뮤지컬의 주요 넘버가 그대로 펼쳐진다. ‘악한 자, 넌 위키드’(No One Mourns the Wicked)가 오프닝으로 흐르고, ‘마법사와 나’(The Wizard And I)가 귀를 즐겁게 한다. ‘춤추듯 인생을’(Dancing Through)에서는 원형으로 돌아가는 책장 등을 활용한 배우들의 아크로바틱한 군무가 눈길을 잡는다. 글린다의 넘버 ‘파퓰러(Popular)에서는 그란데의 고음의 가창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위키드’의 대표적 넘버 ‘중력을 벗어나’(Defying Gravity)가 나오는 엔딩 시퀀스는 전율을 일으킨다. 엘파바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서쪽 마녀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뮤지컬에선 무대로 제한됐던 공간이 영화에선 무한대로 펼쳐지며 엘파바가 하늘로 솟구친다.

중간에 서사를 설명하는 부분에서 살짝 지루함이 있다. 뮤지컬의 내용을 잘 알고 있는 관객이라면 더 그럴 수 있다. 하지만 160분의 러닝타임이 비교적 수월하게 넘어간다. 아쉬운 것은 이번이 전체의 전편인 파트1이라는 점이다.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 파트2는 내년에 개봉 예정이다. 많은 제작비 때문에 하나를 둘로 나눈 듯한 감이 없지 않지만 그래도 충분히 받아들일 만하다. ‘지.아이.조 2’,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등으로 국내팬에게도 익숙한 존 추 감독의 역량 덕분이다. 전체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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