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재킹', '탑건' CG 1/100 예산으로 호평…감독 승리" [여름대전: 제작자들]①

3377TV정보人气:479시간:2024-06-27

'하이재킹' 제작자 퍼펙트스톰필름 강명찬 대표 인터뷰[편집자주] 영화계와 관객들 모두 기다리는 '여름 시즌'이 다가왔다. 국내 극장가는 올해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지만, 이번 여름에도 기대작들은 존재하기에 '희망'은 계속되고 있다. 올 여름 한국 영화 기대작들을 탄생시킨 제작자들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강명찬 퍼펙트스톰필름 대표 /뉴스1 정유진 기자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쫄깃한 체험과 액션, 극강의 몰입감을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작은 선물처럼 감동도 있고요. 티켓값이 아깝지 않으실 겁니다."

지난 21일 개봉한 영화 '하이재킹'은 '인사이드 아웃2'라는 강력한 경쟁작의 기세에도 개봉 5일째인 25일 기준 누적 관객 62만 8019명 이상을 동원하며 선방 중이다. 1971년 발생한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모티브로 한 이 영화는 실감나는 항공 액션신들과 강력한 실화 사건, 하정우, 여진구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호평받고 있다. 관객들의 평가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인 CGV 에그지수는 95%다.

제작사 ㈜퍼펙트스톰필름의 강명찬 대표(45)는 '하이재킹'에 대해 "티켓값이 아깝지 않을 영화"라고 자부했다. '실화 바탕의 감동 드라마'라는 프레임에서 보면 '하이재킹'은 일견 이전의 실화 영화들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조금 다른 평가를 하게 된다. '웃다가 우는' 한국형 신파 재난 드라마의 패턴에서 벗어나 실화 사건과 시대적인 상황의 조명 등에 집중한 진지한 연출 덕분이다.

2002년 'YMCA야구단'의 제작팀으로 영화계에 입문해 영화 '마이 웨이'(2011)의 라인프로듀서, '577 프로젝트'(2011) '집으로 가는 길'(2013) '쎄시봉'(2014) 등의 프로듀서로 탄탄한 커리어를 쌓은 강명찬 대표는 2010년대 중반, 배우 하정우와 함께 제작사 퍼펙스스톰필름을 세웠다. 이후 영화 '싱글라이더'(2016) 'PMC: 더 벙커'(2018) '클로젯'(2018) '백두산'(2019) 넷플릭스 '수리남'(2022)의 제작자로 영화계에서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그에게 '하이재킹'의 제작 비하인드를 들어봤다.

-개봉을 앞둔 소감은.

▶개봉은 늘 떨린다. 코로나19 이전에 '클로젯'을 마지막으로 개봉했고, 코로나19 뒤로 '수리남'을 공개했다. '수리남'은 개봉작이 아니어서 마음이 편했는데 다시 개봉하니까 마음이 쫄깃하다. 에그지수를 계속 보게 되고, 네이버 평을 보고 실시간 예매율 체크한다. 지옥이지만 설레는 그런 것들 속에 다시 들어왔다. 흥분되고 긴장되고 설레고 항상 똑같다.

-금요일(21일) 개봉이 화제였다. 최근에는 신작들이 수요일에 개봉하는 추세인데 어떻게 금요일 개봉을 택하게 됐나.

▶배급사(소니픽쳐스) 아이디어였다. 수요일에 개봉하면 수, 목 스코어로 주말 좌석 수가 정해진다. 그렇게 경쟁이 치열한 상황 속에서 금요일에 개봉하면 토요일과 일요일 등 첫 주말 좌석에 대한 극장의 배분은 끝난 상황이다. 그렇게 가면 예전과 같은 과다한 경쟁을 낮출 수 있겠다 싶었다.

-'하이재킹'은 '1987'의 조감독 출신인 김성한 감독이 '1987'의 시나리오 작가였던 김경찬 작가로부터 소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의기투합을 하기로 하면서 시작된 작품이라 들었다. 퍼펙트스톰필름이 제작을 맡게 된 과정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비하인드가 하나 더 있다. 그 전에 김성한 감독과 김경찬 작가가 함께 뭘 하나를 같이 하려고 하다가 시장을 설득하기 어렵다고 판단을 했었는지 진행이 되지 않았다. 그 당시에 제가 김성한 감독과 친하니 준비하던 영화에 조감독을 해달라고 불렀다. 감독을 준비하고 있는데 또 조연출로 부르니 미안함이 있었다. 그래서 '형 다음에 형이 연출하면 내가 어떻게든 서포트를 하겠다'고 그렇게 얘기를 했었다. 그러고 나서 김경찬 작가와 정원찬 대표가 채널플러스라는 제작사를 만드셨고, 공동제작을 하려고 '아이템 뭐 있어요?' 하다가 이런 아이템이 있고 술자리에서 김성한 감독도 하겠다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이템 관련해 피칭을 듣고 감독님과 작가님과 계약을 하고 '시작하자' 했다. 다 같이 여수로 여행을 갔다. 영화 속에 나오는 대한항공 비행기와 좌석 배열이나 사이즈가 비슷한 프로펠러 비행기를 다 같이 타고 어디론가 가서 1박2일 회의를 하고 오자, 그게 의미가 있겠다 했었다.

강명찬 퍼펙트스톰필름 대표 /뉴스1 정유진 기자

-영감을 끌어올리기 위해 간 여행이었나.

▶네 사람, 나를 포함해 김성한 감독, 김경찬 작가, 정원찬 대표가 함께 여수로 여행을 떠났다. 승객의 마음이 돼 영화를 상상했다. '용대가 저기 앉아 있었겠구나' '저기를 폭파했겠구나' '기내가 좁다, 누군가 이렇게 하면 제압하는 게 어려웠겠다'하는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런데 그 여행에 가 있는데 여자친구(현재의 아내)가 전화를 했었다. '오빠 나 임신했어.' 그러고 나서 '수리남' 촬영 직전에 첫째를 낳았다. 전쟁터처럼 찍고 있을 때였는데 휴차 하는 날 가서 아기를 보고 다시 현장에 왔는데 '오빠 둘째가 생겼어.' 하더라. 현장에서 윤종빈 감독과 (하)정우 형이 '너 이 전쟁터에서 너 혼자 임마…' 하더라.(웃음) (그렇게 태어난 첫째와 둘째는 현재 각각 36개월, 24개월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김성한 감독에 대한 신뢰가 깊은 것 같다. 아직 데뷔하지 않은 감독인데 어떤 면을 믿고 선뜻 연출을 맡길 수 있었나.

▶2013년 영화 '집으로 가는 길' 때 김성한 감독이 조감독이었고 나는 프로듀서였다. 당시에 "날씨는 강명찬한테 물어봐라."라는 말이 있었다. 날씨가 예산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했다. 내가 나름 날씨에 대해서는 '방귀 좀 뀐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조감독이라고 왔는데 이 사람이 나보다 더 잘 맞히는 거다. 바로 무릎을 꿇었다. 못 이기겠더라. 현장 운용과 배우들과의 소통도 뛰어났다. '집으로 가는 길'은 배우 전도연과 고수, 이모개 촬영 감독 등 기라성 같은 분들이 포진된 작품이었는데, 조감독으로서 진두지휘하고 소통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정말 뛰어나구나 이 사람, 했었다. '백두산' 때도 이해준 김병서 감독이 '(강)명찬아, 나는 김성한 조감독이 필요해', 하면서 (조감독) 1순위로 김성한 감독을 얘기했다. 스케줄이 많았었는데 '백두산'에 합류해 아주 훌륭하게 해내고, 이병헌 하정우 배우를 아우르면서 가는 것을 보며 확신이 있었다. 단순히 진행만이 아니라 대본을 해석하고 해석된 것을 그림으로 만들기 위해 스태프들과 어떤 소통을 해야 하는지, 배우들의 감정과 컨디션을 어떻게 파악하고 소통해야 하는지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는 깨달음이 있었다.

-이번 영화를 하면서 연출자로서 김성한 감독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한 것도 있었나.

▶항공 장면들이 생각보다 많았는데 내 입장에서는 그걸 최소화해야 하지 않을까 했었다. 비슷한 크기 영화의 CG 양 대비 예산이 적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성한 감독이 너무 집요하고 똑똑하게 모든 사람을 설득했다. 유튜버 망선생이라는 분의 도움을 받아서 우리 영화의 비행 시뮬레이션을 게임 프로그램을 이용해 몇 달을 연구해 가져왔다. 실제 비행기의 속도와 고도와 거의 동일하게 만들어서 카메라로 찍어 일종의 콘티를 만들어온 거다. 그리고 그걸로 스태프와 모든 제작진을 설득했다. 감독이 가져온 그 콘티대로 CG팀에 전달했다. 감독이 자기가 원하는 것을 99.99% 정확하게 레퍼런스로 만들어 보여주니 결과물이 더 좋을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겠더라.

'하이재킹' 스틸 컷

'하이재킹' 스틸 컷

-감독의 뚝심이 돋보이는 지점은 영화 속 승객 60여명을 모두 보조출연자 아닌 전문 배우들로 기용한 점인 것 같다. 제작자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수 있었을 텐데.

▶처음에는 당연히 반대했다. 이유는 딱 하나다. 그분들은 배우분들이다. 영어로 말하면 '액터'(Actor)들이다. 액팅을 하시니 디렉팅을 해줘야 한다. 액터에 걸맞게 모든 게 이뤄져야 한다. 엑스트라는 말 그대로 엑스트라다. 거기서부터 차이가 있다. 60명이나 되는 액터들을 데리고 일하면 감독이 너무 힘들다. 그 모든 사람에게 다 디렉션을 해줘야 한다. 우리는 다섯 명의 메인 배우가 있는데 그렇게까지 하면 감독님이 너무 진이 빠질 것 같더라. 그런데 자기는 해보겠다 하더라. 다 감독님을 위해서다, 그 배우들이 질문을 한 사람이 하나만 해도 60개 질문이다.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런데 알아서 해보겠다고, 지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쓰러지면 안 되니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나. 한약 같은 걸 지어다 주는 수밖에 없더라.

-결과적으로는 60명의 승객이 다 배우였다는 점이 영화에서 좋은 시너지를 낸 것 같다. 매 장면들, 그리고 지나가는 것처럼 보였던 캐릭터들조차 모두 생동감이 있었는데 인터뷰 때 모두가 전문 배우들이라는 얘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분들이 전문 배우들이다 보니 상대 대사를 듣고 다 리액션을 다 해줬다. 그게 좋고 감사한 이유는 주연 배우들이 그분들의 에너지를 받았다는 거다. 그분들이 진짜 놀라니까, (여)진구가 더 '와악' 하면서 연기하게 되고, 그분들이 더 하니까, 승무원들도 하(정우)배우도 리액션이 더 나온다. 서로 에너지의 티키타카가 없으면 안 되는데 눈으로 호흡으로 주고받으니까, 배우분들도았다. 이건 정말 감독의 승리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 재난 영화이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체험적인' 부분도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초반 공군 하정우가 공군 선배 출신 기장이 운항하는 비행기를 저지하기 위해 비행을 하는 장면이라든가, 후반부의 '임멜만턴' 장면이라든가 하는 장면들을 보면서 '탑건' 같은 영화가 떠오르기도 하더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는 극장에 굳이 안 가도 되는 환경이 확장됐다. 70~80인치 되는 TV가 200만원 이하에 판매되는 세상이다. 넷플릭스가 엄청난 화질을 제공한다. 누구나 집이 홈시어터인 셈이다. 극장에 걸리는 영화가 체험적이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사운드적으로도 영상적으로도 큰 스크린의 압도감을 많이 생각하고 만들었다. 시사회가 끝나고 나서 관계자들, 지인들과 술자리 하는데 많은 분들이 몸이 뻐근했다고 하더라, 계속 (조종간을)당기느라고, 태인이 당길 때 자기도 모르게 같이 움직이는 느낌을 받았다는 거다. 김성수 감독님도 몸이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갔다가 했다고 하시더라. 그런 얘기들을 들으니 이게 통했구나 싶었다. 저희의 CG 예산은 '탑건'의 100분의 1도 안 된다, 그 프로젝트는 비행기를 찍은 작품이니까. 우리는 그런 예산이 안 되지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체험적인 요소들을 활용했다. 4DX로 봐야 한다고 해서 커피 들고 가서 보다가 쏟기도 했다. 극장 관계자에게 '너무 세지 않나요?' 했더니 이 정도는 돼야 이만원 넘게 쓰고 영화를 보러 오신 분들이 만족감을 느낀다고 하더라.

-여름 개봉 초반 주자다. 대진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순제작비 기준 50억원이 넘는 작품을 상업 영화라고 한다면 한국 영화는 지난 2002년 첫 천만 영화가 나온 시점부터 상업 영화라는 걸 1년에 50편 정도 했다. 1년이 52주인데 한 주에 하나씩 개봉하자는 암묵적인 합의다. 그 기준으로 한 주에 하나씩 개봉하는 꼴이었다. 많냐 적냐의 문제는 아니고 당연히 우리도 개봉할 때 한국 영화가 하나도 없었으면 좋겠다. 올해도 상업 영화라 불릴 만한 영화가 40편 내외로 개봉하는 것으로 안다. 그러니 (대진운이나 경쟁작의 유무로 보기보다는)한 주에 영화 한 편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팬데믹 이후에 관객들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제작자로서 현 시장을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 관객들이 변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2000년부터 지금까지 이 일을 해오다 보니. 그때도 '엑스 세대 애들' 하고는 했었다. 스마트폰이 나왔던 2009년에 '이제 다 바뀌었어' '필름으로 찍다가 디지털로 전환이래' '디지털 되면 영화 망하는 거 아니야?' 오만가지 얘기가 있었다. 그런 변화를 다 겪었다. 코로나19라는 변수는 큰 흐름으로 보면 하나의 어떤 변수지, 그게 백 년이나 된 이 업을 바꾸는 게 아닌 것 같다. 요즘 관객들이 뭔가 말도 안 되는 걸 원하고 그런 게 아니다. 잘되는 영화들은 잘될만하니까 된다. 재밌고 클래식한 것을 좋아하는 건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같다. 과도한 경쟁에서 나오는 과도한 홍보, 그 앞에 관객들이 검열하는 게 강해졌다. 그 차이라고 본다. 볼 것도 많고 시간을 촘촘하게 쓰다 보니 낭비하고 싶지 않은 거다. 나의 20대 때보다 지금 20대 관객들은 시간이 소중하다. 그래서 결론은 만드는 사람들이 더 고민하고 바뀌어야 하는 문제다, '이 정도면 됐지' 하지 않고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원초적이고 근본적으로 재밌는 것이 무엇인가는 변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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