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사이다 無? 이유 있습니다”[편파적인 디렉터스뷰]

3377TV정보人气:114시간:2024-09-21

편파적인 쟁점 셋
1. ‘베테랑2’엔 ‘사이다’ 쾌감이 없다?
2. ‘서도철’(황정민)이 ‘해치’ 정체를 너무 쉽게 특정한 건에 대하여
3. 빌런 아닌 안티히어로를 택한 이유는?
영화 ‘베테랑2’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 사진제공|CJ ENM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가 21일 오전 누적관객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개봉 9일째 얻어낸 성적이다. 모처럼 극장가가 살아나고 의미 있는 스코어가 나오는 것에 많은 이가 안도하고 축하했지만, 일각에선 흥행 성적에 비해 다소 낮은 실관람객 평점(6.60점/ 10점 만점)에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류승완 감독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베테랑2’에 대한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에 대해 속시원한 답변을 내놨다.

영화 ‘베테랑2’ 공식포스터, 사진제공|CJ ENM

■쟁점1. 탁 터지는 카타르시스가 없는 이유는?

‘베테랑2’는 2015년 개봉한 ‘베테랑’ 세계관을 그대로 이어 9년 만에 내놓은 속편으로, 서도철 역의 황정민이 그대로 출연하고 뉴페이스 정해인이 속을 알 수 없는 후배 경찰 ‘박선우’로 분해 새로운 이야기를 전한다. 그러나 부조리한 재벌들을 소탕하는 전편과 달리 이번엔 비양심적인 범지자들을 직접 단죄하며 사적제재를 가하는 안티히어로 ‘해치’를 타깃으로 설정한 탓에 서도철이 그를 소탕할 때 사이다처럼 터지는 맛이 없다는 평가들이 이어졌다. 류 감독도 할 말이 분명 있었다.

“‘베테랑2’가 나오기까지 9년 동안 통쾌한 사이다 장르 영화들이 아주 많이 나왔어요. 정의 구현을 주제로한 드라마도 많았고요. 이미 다른 작품들에서 사이다 쾌감이 많이 나왔다면 ‘베테랑’만큼은 조금 다른 걸 시도해봐야하지 않을까 싶었죠. ‘베테랑1’은 제가 분노했던 사건과 사안을 결합해 ‘영화 안에서라도 정의구현하고 싶어’라는 마음으로 만든 거라면, ‘베테랑2’는 ‘내가 정의라고 믿었던 게 진짜 정의가 맞을까’라는 심적 변화가 생기면서 시작된거죠. ‘정의의 실체를 고민하지 않고 믿어버린대로 구현만 하면 땡인가’라는 질문을 관객들에게도 던져보고 싶었고요. 나 역시 답 없는 질문을 갖고 달려가니, ‘베테랑2’는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닌 신념과 정의, 분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조금 더 묵직한 톤이 되길 바랐던 거죠.”

영화 ‘베테랑2’ 속 서도철 역의 황정민, 사진제공|CJ ENM

■쟁점2. ‘서도철’의 수사 과정이 너무 단편적이다?

액션물이면서도 형사물이지만 ‘베테랑2’ 속 서도철의 수사과정은 기대보다 단편적으로 이뤄진다. ‘해치’의 정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결정적 단서를 너무 쉽게 예단하고 용의자를 특정하면서 개연성에 물음표를 남긴다.

“이건 빌런을 찾아내는 게임이 아니니까요. 그럼 무조건 진다고 생각했고, 오프닝에서 아예 ‘해치’가 누구인지 공개해버렸어요.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건 수사기법을 자랑하는 영화가 아니라, 한 형사가 어떤 사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겪는 감정적 혼란들과 직업인으로서 겪는 무게감을 어떻게 안고 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거였어요. 잘 짜인 수사기법을 보여주는 영화들은 이미 많잖아요. 그것과 다르게 제가 가장 공들인 건 서도철이 해치가 죽으려고 했을 때끝까지 살려내면서 ‘넌 법의 심판을 받기 전까진 함부로 죽을 수 없다’고 하는 장면이었어요. 그만큼 직업인 서도철의 모습, 또 아빠로서 자연인 서도철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담아내고 싶었죠. 제 능력 부족으로 더 치밀하게 짜서 전달했으면 좋았겠지만, 수사기법에 집중하기 보다는 그 시간에 불안에 떠는 형사들과 그들을 둘러싼 인간 군상을 그려내고 싶었어요.”

영화 ‘베테랑2’를 연출한 류승완 감독, 사진제공|CJ ENM

■쟁점3. ‘해치’, 빌런 아닌 안티히어로로 설정된 건

선과 악이 아닌 신념과 정의, 분노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베테랑2’에선 단순한 빌런이 아닌 안티히어로처럼 보이게 짠 ‘해치’를 배치하게 됐다는 그다. 그 이야기를 꼭 ‘베테랑2’에서 했어야만 하는 이유도 전했다.

“만약 ‘베테랑1’처럼 똑같은 구조로 갔다면 그런 사건을 풀어내는 건 굳이 서도철이 안 해도 됐을 거예요. 다른 유사 장르 영화에서 많이 이뤄지고 있으니까요. 오히려 새로운 시도를 새로운 작품 안에서 하는 것보다 ‘서도철’이라는 대중과 가까운 캐릭터를 주인공 삼아 한다면 더 호감도가 올라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요. 예를 들어 익숙한 곳만 여행갔던 보수적인 사람이 기가 막힌 가이드를 만나서 그에게 신뢰도가 쌓이면 다른 여행지 추천도 한번쯤 귀담아듣게 되잖아요? 전 그 가이드가 ‘서도철’이었다고 생각했요. 그가 있었기에 정의란 실체에 관한 묵직한 이야기도 한번 해보자 시도할 수 있었고요.”

‘베테랑2’는 전국 극장가서 상영 중이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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