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숙 "팀원들과 설계하듯 연기"
사진=뉴스1이것은 사고인가 살인인가. 신선한 소재에 생생한 현실감을 불어넣은 새로운 범죄 영화가 나왔다. 강동원 주연의 '설계자'의 이야기다.홍콩 영화 '엑시던트'(2009)를 원작으로 한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23일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린 '설계자' 언론시사회에서 이요섭 감독은 연출 의도에 대해 "진실 찾기는 힘들다. 도달하는 과정에서 남을 의심하고, 믿음이 사라지는 순간이 오는 데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람들은 궁금한 게 생겼을 때 알고 싶어 하는데 생각보다 진실이 가깝지 않더라. 알아내려 할수록 수렁에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 장르적인 틀 안에서 진실에 도달할 수 없을 때 무기력함, 분노, 혼돈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관전 포인트에 대해 이 감독은 "진실이 무엇이었는지 파악하고 다시 보게 됐을 때 배우들의 연기가 더 재밌어지는 것 같다. 어떤 말이 진실이었는지 찾아보면서 내가 이렇게 기민하고 민감한 배우들과 작업했다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설계자'/사진=NEW강동원은 '설계자'에서 조작된 사고 현장에 늘 존재하는 설계자 ‘영일’로 분해 흡인력 있는 연기를 펼친다. 이번 작품에서 강동원은 낮은 음성과 날카로운 눈빛, 섬세한 감정으로 입체적인 인물을 표현했다.
강동원은 "연기를 할 때 늘 경직된 순간이 있다. 생각을 해보면, 숨 쉬는 걸 잊고 있다거나 머릿속에 정확한 대사를 읽고 있지 않을 때더라. 이번엔 기본적이지만 가끔 잊는, 기본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 호흡을 잊지 말자, 머릿속에서 정확히 대사를 잊지 말자, 하는 척하지 말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감독은 강동원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카메라로 배우를 보면 어떻게 렌즈에 저렇 붙어있지 싶다"며 "불가사의한 체험이라 생각 든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강동원의 동료이자 삼광보안 팀원 재키 역에 이미숙, 월천 역에 이현욱, 막내 점만 역에 탕준상이 이름을 올렸다.
팀원들과의 연기 호흡이 행복하고 즐거웠다는 강동원은 "팀원들은 모르는 지점이 있을 수 있다. 연기를 하며 이런 대화를 나눈 적 없었을 거다. 저희 팀원들은 모두가 결핍이 있다. 그 결핍을 가지고 제가 이들을 컨트롤한다는 마인드였다. 당근과 채찍 같은 느낌으로 세심한 듯 냉정한 느낌으로 팀워크를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귀띔했다.
사진=뉴스1이미숙은 "설계하듯 연기를 했다. 리허설도 진짜 많이 했고, 대본 이외의 것들도 고민했다. 저희가 영일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한다. 저도 뭔가 어려운 느낌으로 연기를 했다. 당근과 채찍을 받는 입장이었던 우리는 굉장히 슬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현욱은 강동원에 대해 "차가운 참치캔 같은 형이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현욱이 연기한 월천은 성전환 수술 전인 트랜스젠더다. 이에 대해 "다른 성별을 연기하며 희화화되는 것을 지양했다"고 고민을 전했다. 그러면서 현장 에피소드에 대해 "탕준상 동생이 제가 신은 스타킹 감촉이 좋다면서 다리를 한 번씩 만져봤다. 장난도 많이 치고 이미숙 선배님께 언니라고 부르면서 촬영했다. 탕준상은 미성년자에서 성인으로 거듭나는 시기에 촬영해서 화기애애하게 잘 찍었다"고 전했다.
이 작품엔 이종석이 특별 출연으로 등장한다. 이 감독은 "강동원이 연기한 영일의 어두운 이미지가 있다. 저는 흑미남이라고 표현했는데, 상대로 백미남이 필요했다"며 "흑과 백의 대비가 느껴지는 캐스팅의 조합이 보고 싶어서 이종석에게 간절히 부탁했다. 그래서 두 분이 앉아있는 모습을 담는 영광을 제가 누리게 된 것"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이치현 역을 연기한 이무생은 "영화를 보면 물음표가 생긴다. 어떤 시선으로 보느냐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영화"라고 했다.
강동원은 "시나리오를 읽고 신선한 영화를 찍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에 참여했다. 그 느낌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설계자'는 오는 29일 개봉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