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정석(44·사진)의 여장이 통했다. 그가 주연을 맡은 영화 ‘파일럿’이 2∼4일 사흘간 109만 명을 모으며 주말 극장가를 지배했다. 개봉한 지 나흘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 여름 개봉 영화 중 최단 기간 100만 고지를 넘은 ‘파일럿’은 4일까지 174만 명을 모으며 고공비행하고 있다.
‘파일럿’은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여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파일럿 한정우(조정석 분)가 여장을 한 후 재취업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휴먼 코미디다. 뮤지컬 ‘헤드윅’에서 여장 남자를 연기하며 ‘뽀드윅’(뽀얀 얼굴의 헤드윅)이란 별명까지 얻은 그지만, 다시 여자로 변장해 직장 생활을 한다는 설정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조정석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평범한 여자’를 연기해냈다. “로빈 윌리엄스의 영화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보며 연습했다”는 그는 “여장을 희화화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로 조정석의 티켓파워를 재입증했다는 평가가 많다. 2019년 여름 942만 명을 모았던 ‘엑시트’에 이어 연타석 홈런을 쳤기 때문. 그의 주연작 ‘행복의 나라’도 오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조정석은 1979년 대통령 시해 사건에 연루된 군인 박태주(이선균)의 변호에 나선 변호사 정인후를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