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산업은 남성영역? 그 편견, 기회의 門이라 여기고 돌파”

3377TV정보人气:930시간:2024-10-06

첫 까멜리아상 류성희 미술감독- 여성지위 높인 공로자 위해 제정
- 90년대 장르물 개척해 성공가도
- 류승완·봉준호·박찬욱 등과 작업

- ‘아가씨’로 칸영화제 벌칸상 수상
- “성별 떠나 꿈꾸는 것에 도전하길”

올해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처음 신설된 까멜리아상의 수상자인 류성희 미술감독의 기자간담회가 지난 5일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 교육실에서 열렸다.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 교육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류성희 미술감독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 제공BIFF와 영화제 주요 스폰서 샤넬이 함께 마련한 이 상은 영화산업 분야에서 여성의 지위를 높이고, 그들의 문화적·예술적 기여를 알리기 위해 올해 처음 제정됐다.

웃음 띤 얼굴로 기자간담회 자리에 앉은 류 미술감독은 “까멜리아상의 첫 번째 수상자가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한국 영화산업에는 전 분야에 걸쳐서 작가 연출 촬영 미술 CG 등 전문 인력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는 분들이 많다. 이분들과 함께 수상의 영광을 함께 하겠다”며 수상소감을 전했다.

류 미술감독은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살인의 추억’ ‘올드보이’ ‘괴물’ ‘암살’ 등을 통해 류승완 봉준호 박찬욱 감독 등과 호흡을 맞추며 독보적인 창작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영화 ‘아가씨’로 칸 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로 벌칸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의 미술을 세계적으로 알렸다.

그렇다고 류 미술감독이 승승장구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가 미국영화연구소(AFI)를 졸업하고 귀국한 1990년대 후반의 한국 영화계는 남성 중심의 시스템이 공고했다.

류 감독은 “당시 미술감독은 대부분 남자 감독이었고, 한국 영화계에 아는 사람이 없던 저는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유명 영화사들을 찾아다녔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시 영화사들은 로맨스나 멜로를 들어가면 연락할 수도 있다고 대답했다. 그때 한국 영화 현장은 거의 모든 분야가 남성의 영역이었다. 영화계의 선입견을 버텨내기 위해서 일단 멜로를 해보는 대신 장르 영화를 하기 위해 1년 반의 시간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보내야 했다”고 덧붙였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 한국 영화계에 새로운 감독이 대거 등장하면서 르네상스가 찾아왔고, 류 감독은 류승완 감독의 ‘피도 눈물도 없이’에 참여해 미술감독으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줬다. 이를 시작으로 여성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자 끊임없이 장르영화에 도전해 왔다고.

“한국 영화계에서 여성의 성공은 우연이라고 여겨졌어요. 지금은 우습지만 그래서 앞으로 10년간은 우연이라 여겨지지 않도록 계속해서 모든 종류의 장르 영화를 할 것이라고 저 자신과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올드보이’ ‘괴물’ 등 스릴러, 크리처(괴물) 영화 작업에 참여했어요. 이를 영화 산업적 인식을 돌파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류 감독의 작업은 개인의 성과를 넘어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크게 기여 했다. 또한 한국 영화에서 여성의 역할과 영역을 넓히는 데에도 한몫했다. 류 감독은 사회 진출을 앞두고 있는 여성들에게 “성별을 떠나서 본인이 꿈꾸는 것을 분명히 하고, 더 박차를 가하면 편견은 어느 사이에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편견 자체와 싸우다 보면 지쳐서 나가떨어질 수 있다. 오히려 편견을 문이 되도록 하면 좋겠다. 제가 장르 영화를 했던 것은 남녀 싸움이 아니라 그것을 저의 정체성으로 만들어서 벽을 돌파하는 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앞으로 한국만의 판타지와 SF 장르 영화가 세계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또 후배들이 나를 딛고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류 감독은 마지막으로 “영화는 많은 스태프, 팀원과 함께 만드는 것이어서 수상할 때마다 쑥스럽다. 그래도 제가 잘한 것 한 가지를 꼽자면 저를 지칭할 때 ‘여성 미술감독’이 아닌 ‘미술감독 류성희’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자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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