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황지은 감독, '주님의 종소리' (BIFAN ‘종의 소리’)

3377TV정보人气:379시간:2024-07-14

황지은 감독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는 모두 253편의 장편과 단편영화가 상영되었다. 그 중 황지은 감독의 단편 <종의 소리>는 단편영화의 매력을 오롯이 담아낸 작품이다. 서원식을 앞둔 예비수녀 ‘수산나’를 통해 인간이 가지는 죄책감의 무게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전작 <아무것도 아니지만>(2016)에 이어 다시 한 번 가볍지 않은 작품을 완성한 황지은 감독을 만나 궁금한 것을 직접 물어보았다.

Q. 전작 <아무것도 아니지만>를 보면서 후반부에 폭풍감동을 받았다. 이번 작품에서도 할머니와의 관계가 드러나면서 영화적 감흥이 배가된다. 반전이랄까, 그런 영화적 설정에 대해서.
▶황지은 감독: “나는 반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아니지만’에서는 마지막에 나오는 노래도 중요하지만 선생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중요했다. 이번 작품에서는 할머니의 죽음보다는 그에 따른 죄책감을 우선 생각했었다. 내가 주변의 사람들에 대해 엄청나게 관심을 갖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살아가며 자폐나 치매에 관해서도 관심이 많았고, 작품 만들며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인터뷰도 많이 했었다.”

종의 소리

Q. 영화감독이 꿈이었나? 어떤 계기로 영화인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는지.
▶황지은 감독: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지만 영화감독이 꿈은 아니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20대 초반 때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영화를 더 많이 보게 되고, 친구들과 영화 이야기를 더 많이 나누게 된 것 같다. 영화를 한 편씩 만들게 되면서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마음이 조금씩 더 단단해졌다.” (학교는?) “한예종 나왔다. 예술사 졸업작품으로 단편 <아무것도 아니지만>(2016)을 찍었었다. <종의 소리>는 전문사 영화과 연출전공 졸업작품이다.”

Q. <아무것도 아니지만>과 <종의 소리> 사이에 텀이 길다. 영화의 끈을 놓지 않은 굳은 의지가 있었는지.
▶황지은 감독: “학교를 조금 오래 다닌 것 같다. 다른 학교 다니다 좀 늦게 영상원을 간 것이고, 영상원을 졸업하려면 졸업작품을 내야한다. 바로 졸업작품을 완성하는 친구도 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휴학하는 경우도 많다. 나도 그런 경우이다.”

종의 소리

Q. 영상원에서는 많이 배웠는가?
▶황지은 감독: “지금은 퇴임하신 박광수 감독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었던 게 좋다. <그 섬에 가고 싶다>나 <칠수와 만수> 찍으신 감독님. 작품도 좋지만 영화를 대하는 태도, 영화 만드는 사람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어떤지 엿볼 수 있었다. 학교에서 영화 만들면서 좋았던 것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단편영화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기회는 많지 않다. 같이 작업하는 스태프 말고는 말이다. 영상원에서는 시나리오 작업하며, 편집하며, 현장에서 많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그게 영화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번 작품은 그런 피드백을 못 받아 좀 아쉽다.”

Q. 좋아하는 감독이나 영향을 받은 작품이 있다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GV

▶황지은 감독: “그런 질문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굳이 뽑으라면 데이비드 핀치나 마틴 스코르세지 감독 좋아합니다. 물론 박광수 감독님도. <매드맥스>의 조지 밀러 감독이 일흔 아홉이시고, 김성수 감독님은 환갑 넘었는데도 좋은 작품을 계속 내고 있다. 선배감독님들의 작품을 계속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배우들 캐스팅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황지은 감독: “운이 좋게도 함께 하고 싶었던 배우들을 캐스팅을 할 수 있었다. 오우리 배우는 감독과 소통을 하는데 적극적인 배우이다. 큰 것부터 디테일한 것까지 얘기 나누면서 온전히 ‘오우리화’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지옥만세>를 하기 전이라 캐스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작품을 만들면서 굉장히 든든했다. 남기애 선배는 영화의 전체적인 그림에서 자신의 몫이 무엇인지 잘 파악하고 묵묵히 그 부분을 채워주셨다. 원장수녀로 ‘수산나’와 ‘데레사’의 사이에서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영화의 중심을 잡아줬다. 데레사 수녀를 맡은 이주실 선배님은 데레사 수녀가 나오는 모든 장면들이 잘 구현될 수 있는 존재감을 보였다. 제가 생각한 것 이상의 장면이 만들어졌다. 남명렬 선배님은 2011년도에 만든 저의 첫 단편영화의 주연배우셨다. 지금보다도 더 미숙할 때였는데 선배님은 모든 걸 다 품어주셨다. 이번에 ‘종의 소리’에서 다시 힘을 보태주셨다. 촬영 당시에 대학로에서 연극 ‘라스트 세션’ 공연 중이었다. 공연 중에 부탁드리는 게 참 죄송했다. 게다가 촬영장은 강원도 원주였다. 그런데도 남명렬 선배님은 흔쾌히 함께 해주셨다. 선배님께는 한없이 받기만 하는 것 같습니다.”

종의 소리

Q. 영화의 종교적 색채를 더해주는 음악에 대해서.
▶황지은 감독: “라틴어 성가곡은 두 씬에 나온다. 하나는 밤에 데레사 수녀가 부르는 곡이고, 또 다른 하나는 마지막 엔딩 씬에서 수산나가 성당으로 입장할 때 수녀님들이 합창하는 곡이다. 이주실 선배는 가톨릭 신자이다. 어렸을 때 성당에서 라틴어로 진행되었는데 지금까지도 기억하시더라. 그래서 기억하시는 라틴어 성가곡들 중에서 두 곡을 고른 것이다. 하나는 모차르트의 ‘레퀴엠’으로 첫 구절이 ‘주님, 그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라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아베마리아’인데 ‘성모송’이라는 가톨릭 기도문이 가사인 곡이다. 두 곡을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누어서 하나의 곡인 것처럼 불렀다. 처음 레퀴엠으로 데레사 수녀가 노래를 시작하면, 수산나가 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성모송’이라는 기도문을 외우기 시작한다. 그러면 이때 데레사 수녀도, 같은 기도문이 가사로 된 ‘아베 마리아’곡으로 매끄럽게 옮겨서 노래하는 것으로 구성하였다. 데레사 수녀의 노래와 수산나의 기도문이 뒤엉키면서 만들어지는 에너지를 구현하고 싶었다.”
“엔딩씬에 수녀님들이 부르는 성가곡은 ‘Dona nobis pacem’이라는 곡으로, 우리말로는 ‘평화를 주소서’라는 제목이다. 가사에서도 ‘평화를 주소서’를 계속 반복된다. 이 성가곡은 ‘수산나가 성당 안으로 걸어 들어갈 때’ 엔딩씬에 나오는 곳으로, 시나리오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그리고 이 곡을 김태영 지휘자님과 ‘원주시티즌코랄합창단’분들께서 현장에서 수녀복을 입고 직접 불러주셨고, 그때 동시녹음본으로 영화에 그대로 담았다. 지휘자님과 합창단원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Q. 중간에 데레사 수녀가 ‘왜 그래? 나 없음 편하잖아.’하며 조금은 괴기스럽게 웃는 장면이 있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2016)

▶황지은 감독: “수산나에게 공포의 존재는 죄책감에서 시작된 것이다. 내가 지은 ‘죄책감’은 ‘두려움’이 되고, 그것이 ‘공포’의 존재로 내 앞에 나타난 것이다. 마치 ‘악마’처럼. 그런 수산나의 시점에서 데레사 수녀를 보여주려고 했다. 사실 데레사 수녀가 한 말은 농담처럼, 유쾌하게 말한 것일 수도 있다. 수산나의 시점에서는 이 말이 자기 할머니가 하는 말 같고, 내 죄책감을 찌르면서 불안하게 만든 것이다. 수산나에겐 심리적인 압박이 된다. 그래서 이주실 배우가 두 역할을 한 것이다.”

Q. 마지막 장면, 서원식에서 남명렬 신부의 질문에 수잔나가 입을 달싹거리다 대답을 채 하기 전에 끝난다.
▶황지은 감독: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결말은 지금처럼 확고했다. ‘네,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수산나가 그 자리 서기 전까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잘 쌓아서 보여주고자 했다. 관객 각자의 마음에서 정리가 되면서 의미가 있기를 바란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황지은 감독: “다음 영화를 만들기 위해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장편이다. 다음 영화로도 관객분들과 만나고 싶다.”

[사진=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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