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용신 감독 “불안과 꺼림칙함, 그리고 영화사랑” (BIFAN ‘금요일 밤의 연인들’)

3377TV정보人气:414시간:2024-07-19

박용신 감독

지난 주 막을 내린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박용신 감독의 <금요일 밤의 연인들>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코리안 판타스틱: 단편’ 작품상을 수상했다. 이 작품은 ‘연인의 관게’에 관한 꽤나 흥미로운 작품이다. 영화는 집중해서 봐야하고, 다 보고 나서도, 뭘 봤는지 의심하게 되고, 감독의 의도를 확인해 보고 싶어지는 그런 작품이다. 박용신 감독을 만나 영화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먼저, <금요일 밤의 연인들>은 어떤 내용인지 직접 소개한다면?
▶박용신 감독: “새롭게 사랑을 시작하려고 하는 연인이 있다. 그 여자의 집에는 ‘시체’가 있고, 여자는 (새) 남자에게 (죽은) 전 연인과 대화를 하고 싶다고 부탁한다. (새 남자의) 몸을 하루 빌려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남자는 이 여자를 좋아하고 있기에 기꺼이 하루 밤 자신의 몸을 빌려 준다. 그렇게하면 새로운 사랑이 이뤄진다고 약속했기에 그 부탁을 들어주는 것이다.”

Q. 어릴 때부터 영화를 좋아했는지. 영화감독의 꿈은?
▶박용신 감독: “영화를 좋아했지만 영화 쪽으로 전혀 생각하지 않았었다. 뒤늦게 영화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영화 보는 것은 완전잡식성이다. 장르 가리지 않고, 좋은 영화라면 다 보려고 한다.”

Q. 이게 졸업 작품인가.
▶박용신 감독: “중앙대 영화과(16학번) 졸업작품이다. 우리 기수가 좀 많아서 졸업작품이 20편이었다. 이번 부천영화제에는 <금요일 밤의 연인들>과 함께 황여경 감독의 <운전연수>가 상영되었다. 그리고, 졸업동기인 허윤 감독의 <모퉁이>도 상영되었다.”

Q. 이게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라고 소개되어있다.
▶박용신 감독: “학교 다닐 때, 2학년 때 커리큘럼에 따라 찍은 작품이 있다. <초상>이라고. 그건 영화제에 출품한 적이 없다. 필모그래피에 올렸을 뿐이다.”

Q.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단편 작품상을 받았다. 축하드린다. 그런데 시상식에는 참석하지 않아 김주환 촬영감독이 대리수상했다.

‘금요일 밤의 연인들' 스틸

▶박용신 감독: “아, 그 시간에 학원에서 작문강의를 하고 있다. 시상식날 밤 7시에서 10시까지 수업이 있다. 수상에 대한 기대를 전혀 하지 않았다. 그리고, 내 영화 상영하는 날 이미 하루 일정을 조정하였기에 두 번 뺄 수가 없었다.” (영화제 측에서 미리 수상소식 안 알려주던가?) “직접적으로 알려주지는 주지는 않았다. 그냥 참석할 수 있냐고 해서 어렵겠다고 말했다. 늦게라도 참석하기를 바란다고 해서 촬영감독이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상 받을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Q. 촬영감독은 이 이야기가 감독이 준비하던 두 작품을 하나로 합친 것이라고 말했다.
▶박용신 감독: “이 영화 찍기 전에 준비한 게 꽤 많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못 찍었는데 언급한 그 두 작품이 포함된다. 하나는 약간 오컬트 장르이고, 또 하나는 연인 사이의 껄끄러운 감정을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두 이야기에 다 애착이 있었다. 그 감정들을 하나로 모아서 완성시키고 싶었다. 김주환 촬영감독은 저랑 같이 졸업했고, 친하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 김주환 촬영감독은 “박용신 감독과 영화를 같이 찍기로 한 게 3년 전인데, 서로 다른 두 가지의 시나리오가 있었다. 감독님이 다시 찾아와서 그 두 작품을 하나로 합친 게 바로 이 작품이다. 감독님이 포기하지 않고 꼭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았구나 느꼈다. 사랑하는 작품이고, 감독님이 꼭 상을 받기를 바랐는데 정말 감사한 결과다”라고 말했다. ***

Q. 촬영은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
▶박용신 감독: “작년 11월 무렵에 약수에서 찍었다. 길거리, 공간이 다 약수에 있다.”

Q. 영화 도입부에 남자와 여자가 서로 신발을 바꿔 신는다. <엽기적인 그녀>에도 나오지만, 이건 그냥 ‘여자에게 호감 가진 남자’의 기사도인가, 아니면 앞으로 펼쳐진 운명에 대한 복선인가.
▶박용신 감독: “여자의 불편한 신발을 바꿔 신는 것은 연인들 사이에서 종종 볼 수 있는 행동이다. 길을 가다가 그런 귀엽고 애틋한 행동을 보았고, 그것을 따온 것이다. 동시에 말한 것처럼 뒤에 일어날 일에 대한 암시라고도 생각했다. 관객들이 ‘몸을 바꾸는’ 논리를, 다른 사람의 신발을 바꿔 신는 것과 연결해주기를 바란다.”

Q. 배우는 세 사람이 등장한다. ‘남자(박봉준), 여자(이수정), 죽은 남자(정이헌)’. 캐스팅 관련하여 이야기해 달라. 그리고, 영화에 나오는 사진에 대해 정확히 누구인가.
▶박용신 감독: “독립영화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이다. 작품에서 내가 원하는 느낌이 있어서 배우들을 열심히 찾아보았다. 단편도 많이 보고, 연출팀하고 의논도 많이 했다. 느낌이 좋아서 연락드렸다. 배우들이 시나리오에 흥미를 가졌고,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을 많이 했다. 딱히 연출작도 없는데 감독인 저를 좋아해 주신 것 같다. 다들 처음 만난 분들인데 촬영 끝나고 친한 동료가 되었다.”
“앞부분에서 여자가 꺼내는 사진은 그들이 데이트하고 찍은 사진이다. 두 번째 집 액자에 있는 사진은 원래 여자가 결혼하려고 했던, 행복했던 시절의 남자와 찍은 것이다.”

‘금요일 밤의 연인들' 촬영현장

Q.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박용신 감독: “부천 GV때 관객들이 물어보더라. 그런데 말씀드릴 수 없다. 내가 생각한 것은 있다. 자세한 버전도 있었다. 남자의 죽음에 죄책감을 가질 정도였으면 했다. 그게 중요한 것이다. 아마도 여자는 (남자의) 자살을 막지 못했다든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죄책감을 갖고 있는 것이다.”

Q. 그럼 ‘새’ 남자는 자신의 죽음도 불사하는 희생인가.
▶박용신 감독: “음. 대사에도 나온다. 둘은 완전 처음 만난 것은 아니다. 서로 안지는 오래 되었지만 데이트는 처음일 것이다. 마음이 이미 깊어진 상태이다. 여자(연희)에게 그렇잖은가. ‘내 마음을 알 수 있다면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보통 사랑을 이야기할 때는 밤하늘별도 따다 주겠다고. 그 말이 민망해서라도 들어줄 것이다. 고백까지 했는데 뒷걸음질 치기가 그렇잖은가.”

Q. 그런데 둘은 직장동료인가? 왜 금요일 밤에만 만나려고 그러는가.
▶박용신 감독: “같은 직장일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금요일에 만나는 것은 직장인의 경우를 생각해 보았다. 친밀한 사이면 평일에도 만날 것이고, 더 깊은 사이면 주말에도 만날 것이다. 완전 깊지도, 멀지도 않으면 금요일에 만나는 경우가 많더라. ‘썸’이라고 하는 것. 썸 탈 때는 금요일 밤에 만나면 설렘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설렘이 허무하게 사라지는 감각까지 생각해서 ‘금요일 밤’을 선택했다.”

Q. ‘바디체인지’ 되고 나서의 상황은?
▶박용신 감독: “아마도 새 남자가 전 남자의 몸 안에 들어가서 갇혀버린 느낌을 갖게 된다. 새 남자 입장에서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할 것이고, 벗어나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은 자살의 형태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게 원래 이 남자(욕조)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고.”

Q. 영화를 보면, 마치 박홍민 감독이나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감독 작품이 떠오른다. 시나리오는 언제 쓴 것인가.
▶박용신 감독: “그런가? 박홍민 감독 작품은 본 적이 없어서. 시나리오는, 예전부터 죽은 사람을 살리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작년 7월, 명확한 스토리라인이 잡혀서 3개월 정도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짧은 이야기라서 마무리가 잘 되었다.”

Q. 이 영화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사람이 있던가.

‘금요일 밤의 연인들' 촬영현장

▶박용신 감독: “중앙대 졸업영화제에서 상영하고, 이번에 부천에서 공개된 것이다. 친한 동료에게는 보여주었지만 일반 관객이나 영화를 하지 않는 친구에겐 보여준 적이 없다. 내 영화를 영화제에서 보여주고 싶었다. 영화제 상영 뒤 관객평을 보니, 제가 의도한 것을 정확하게 읽어준 분도 있고, 모호하지만 재밌다고 한 분도 있다. 제가 의도한 것도 있지만, 100퍼센트 전달되지 않아도 영화를 보고나서 어떤 느낌만 갖게 된다면, 이해의 정도가 달라도 감독으로서는 만족한다.”

Q. 향후 계획은? 준비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지.
▶박용신 감독: “다음 작품은 구체적인 것은 아니지만 몇 개 생각 중이다. 대학원에 갈 생각도 있어서. 단편을 찍어야하니까. 시나리오 쓰면서 어떻게 찍을지 생각 중이다.”

Q. 영화과 학생에게는 영화제 출품이 어떤 의미인가. 전주나 부산이 아니라 부천을 택한 이유는?
▶박용신 감독: “전주에도 출품했었다. 그때는 편집이 미흡해서, 아쉽게도 포함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부천에서 상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첫 상영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 영화 찍는 학생들에게는 영화제 진출이 로망이다. 영화제에서 자기의 작품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Q. 최근에 재밌게 본 영화가 있다면?
▶박용신 감독: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챌린저스>도 생각난다. 그리고 <끝없음에 관하여>. <끝없음에 관하여>는 개봉한지는 좀 된 영화이다. 스웨덴 로이 안데르손 감독 작품이다. 최근 좋아하고 관심이 있는 감독이다.”

Q. 어떤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지, 혹은,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박용신 감독: “이번 작품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불안감, 꺼림칙한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것을 덮어두고, 살펴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다. 고통스럽기도 하고, 없는 척 하고 살면 편하니까. 나는 그걸 끄집어내어 보여주고 싶다. 이번 영화도 연인사이의 껄끄러운 감정을, 덮어두고 있지만 마음에 항상 담아둔 불안을 찍은 것이다. 앞으로도 그런 것들을 찍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요즘 한국 영화계가 어렵다고 한다. 언젠가 입봉을 할 단편영화감독으로서의 생각은?
▶박용신 감독: “영화하는 친구들과 미래가 어둡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영화 쪽이 어렵다는 것은 다 알고 있다. 그래도 항상 영화를 사랑하고 있으니, 그냥 열심히 하자고 그런다. 열심히 하다보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렇게 지낸다. 먹고 살아야하니 강의를 하고, 버티고 있다. 일단은 영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다. 어떻게 되든 말이다.”

[사진=박용신감독/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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