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T가 사라지는 시대? 더 노력하겠다"... 일본 거장의 다짐

3377TV정보人气:258시간:2024-09-08

[인터뷰]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제천영화음악상 수상한 요시마타 료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의 서정적인 첼로와 피아노 소리, 한국 관객들에겐 사랑의 애틋함을 떠오르게 하는 요시마타 료 음악가가 2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이번엔 제천국제음악영화제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매년 시상해 온 제천영화음악상 주인공으로 선정된 것. 영화제 기간에 앞서 요시마타 료 감독을 지난 4일 서울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만날 수 있었다.

열 차례 이상 한국을 다녀갔다던 요시마타 료 감독은 한국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이미 실감하고 있었다.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Whole Nine yards'은 한 개그 프로그램에 BGM으로 깔리며 더 널리 알려지기도 했고, 여러 광고에도 쓰였다. "원래 사용됐던 작품과 전혀 다른 형태로 활용되는 걸 저도 들어서 알고 있었다"며 요시마타 료 감독은 "다양한 음악으로 많은 분들에게 활용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한국과 깊은 인연에 웃으며 화답했다.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제천영화음악상을 수상한 요시마타 료 음악가.ⓒ KeitaHaginiwa2022
왕성한 활동, 원칙주의자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그는 비교적 바쁜 일정을 소화 중이었다. 일본 인기 시대극인 <오니헤이 한가쵸>의 리메이크 작품 음악 작업에 한창이라는 근황을 알리며 그는 작업곡 일부를 기자에게 들려주기도 했다. 판타지 액션 장르에 각 캐릭터들의 혈투도 등장하는지라 요시마타 료의 서정성과 거리가 있어 보였지만, 웅장한 스케일과 묵직한 오케스트라 선율이 인상적이었다.

그에게 꾸준한 작업의 비결과 영상 콘텐츠 음악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던 때를 물었다. 밴드 키보디스트이자, 프로듀서로 경력을 쌓아오던 그는 1996년 후지TV <맛있는 관계> 삽입곡을 만들며, 영상 음악가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순전히 우연이었다"며 그가 당시를 회고했다.

"제가 아티스트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을 때 감독을 맡고 계시던 분이 어떤 작업을 이후에 해보고 싶냐고 물었고, 가볍게 전 OST를 만들고 싶다고 한 게 시작이었다. 마침 그 분이 차기작 드라마를 제작하게 됐는데, 제게 그 작업을 맡겼던 것이다. 해당 드라마가 크게 성공하면서 제 삶이 바뀌었던 것 같다. 오래 일할 수 있는 비결이랄 건 없다. 영상에 내 음악을 넣는 것 자체가 너무 즐거워서 계속 하게 된 셈이다."

<냉정과 열정사이> 작업 관련 재밌는 일화도 전했다. 첼로 테마곡을 만들 때까지 그는 이탈리아 피렌체엔 전혀 가보지 않았고, 대본 또한 보지 못한 상태였다고 한다. 요시마타 료는 "영화 속 주인공이 첼리스트인데 첼로 곡 하나가 필요하다고 해서 만들게 됐다"며 "피렌체는 영화가 나온 뒤에야 가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상상력과 창작력이 뛰어나다는 방증 아닐까. 최근 몇 년 간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이 사라지고, 각종 효과음에 치중하는 흐름을 그는 경계하고 있었다. 한국영화나 드라마 또한 비슷한 상황이라는 말에 그는 "AI(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이용한 작곡이 워낙 발달 중이고, 이미 만들어진 음악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식으로 콘텐츠 제작을 많이 하는 추세인데 거기에 지지 않고 나만의 고유성을 놓치지 않게 더 노력해야겠다 다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한국이 음악적인 면이나 창작에 대하 더 깊게 생각하는 것 같다. 요즘 일본은 음악가에게 음악가로서 작업을 맡긴다기보단 업자에게 업무를 내리는 느낌이거든.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에 대해서 업계나 팬들의 애정이 예전보다 훨씬 많이 사라진 것은 맡다. 정말 안타깝게 생각한다.

제작비 투자도 많이 어렵고 금액 또한 낮아지긴 했지만, 그렇다 해도 내 입장에서 음악가가 받는 금액을 내리진 않고 있다. 제가 더 낮은 금액으로 작업을 하면 지금보다 훨씬 많이 작업하겠지만 후배들, 그리고 앞으로 이 일을 하려는 친구들은 더욱 낮은 가격대에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주변에선 그렇게 고집부리면 작업을 아예 못할 수도 있다고들 하는데, 65세의 나이인 만큼 더이상 음악 작업을 많이 안 해도 좋다는 생각으로 선을 지키고 있다. 그러다 보니 <오니헤이 한가쵸>라는 작품 제안도 들어온 게 아닌가 싶다."

 제20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서 제천영화음악상을 수상한 요시마타 료 음악가.ⓒ KeitaHaginiwa2022
한국과의 인연

요시마타 료는 단순히 방문 횟수만 아니라 한국 아티스트와도 다양하게 협연해 온 걸로 알려져 있다. 약 30년 전 조용필과 미국 콘서트 투어를 하기도 했고, 한국 드라마 <일지매>와 전지현 주연인 <푸른 바다의 전설> 테마곡 작업에 참여했다. 평소 <사랑의 불시착>, <범죄도시> 시리즈 등 한국 드라마와 영화 또한 즐겨보고 있다던 그는 언제든 한국 감독, 배우와 작업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특정 감독님이나 배우를 원한다기보단 일단 저를 원하는 작업이 있다면 거기에 맞춰서 하고 싶다. 남북 관계 이야기는 일본에선 전혀 경험할 수 없는 이야기잖나. <사랑의 불시착>을 보면서 신기했다. <나의 아저씨>나 <이태원 클라쓰> 그리고 송강 배우가 나온 <나빌레라>도 재밌게 봤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감독과 스타일이 맞아야 한다. 많은 감독과 작품을 해봤는데 그 중엔 내 음악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 정확하게 요구하는 분도 있었고, 내 음악을 잘 모르는데 그냥 맡기는 분도 계셨다. 특히 박지은 작가가 내 음악을 너무 좋아하셔서 <푸른바다의 전설> 메인 주제곡을 세 곡이나 맡겨주셨다. 그때 즐거운 기억이 남아 있다. 그래서 어떤 작품이든 꼭 한국 스태프와 다시 경험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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