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규 감독(오른쪽)과 배우 원빈이 30일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개봉 20주년 기념 4K 리마스터링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잊을 수 없는 1950년 6월, 두 형제(장동건 원빈 분)의 갈등과 우애 그리고 전쟁의 비극을 그렸다.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한 액션 블록버스터인 이 영화는 '쉬리' '은행나무 침대' 등 명작들을 만들어낸 강제규 감독의 작품 중에서도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2004년 개봉 당시 첫주 관객 177만명, 한국 영화사상 최단기간 천만 관객 돌파 등의 신기록을 세우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2024.5.30/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강제규 감독과 배우 장동건이 '태극기 휘날리며'가 한국 영화 두 번째 천만으로 등극했었던 소회를 전했다.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려 장동건, 강제규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강 감독은 "지금 천만이라는 숫자가 큰 의미가 없는데, 앞으로도 (천만은) 비일비재할 거라 생각한다"라며 "1999년도에 '쉬리'를 해서 600만 넘는 관객을 동원하고, '친구'가 800만 넘게 흥행에 성공하면서 좋은 기록을 만들었다, 그때 ('태극기 휘날리며') 촬영하는데 배급팀, 홍보팀에서 와서 '이 영화가 얼마 드실 거 같냐' 노골적으로 물었는데 '천만 넘겠지' 했었다, 근데 당시엔 감히 천만이라는 게 '감독이 욕심이 많네' 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래도 저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영화를 찍어가면서 생기는 자신감들,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제 영화를 보고 있는 스태프, 주변 분들이 '이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만한 가능성이 보인다'고 하셨다"라며 "그런데 막상 개봉을 하고 그러한 결과가 나오니까 그대 제가 가졌던 생각 중에서 가장 컸던 부분은 대한민국 관객들이 어떻게 5천만 국민 중의 천만이 넘는 관객이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이지,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 플러스 정말 이런 콘텐츠나 영화 이런 것에 대한 관심, 애정, 사랑이 큰 민족이라는 걸 당시에 많이 느꼈고 지금도 보면 너무너무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전했다.
장동건도 "그때 당시 촬영이 고되고 길고 그러면서 조금 지쳐갈 때쯤에, 그땐 필름으로 찍은 영화라 내가 잘 가고 있는지 이런 불안감이 훨씬 컸을 때다"라며 "그럴 때 현장에서 지금까지 찍어놓은 장면들을 작업한 것들을 모든 스태프가 모여서 본 적이 있는데, 그걸 보면서 모두가 환호하고 박수치면서 우리가 잘 가고 있다는 확신이 들면서 에너지를 모아서 갔던 것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난다"고 되돌아봤다.
또 "당시 100억 제작비라는 게 거대한 제작비였는데, 주연 배우로서도 감독님은 더 하셨겠지만, 내심 부담감을 짊어지고 현장에서 해나가야 하는 것들을 보면서 다시 다잡고 힘을 낼 수 있었던 게 떠오른다"라며 "현장에서도 후회 없었고, 관객들에게 잘 전달된 것 같다, 천만은 진짜 상상하기 힘든 숫자였는데 현실이 되어가는 게 믿기지 않는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잊을 수 없는 1950년 6월, 두 형제의 갈등과 우애 그리고 전쟁의 비극을 그린 영화다. 올해 개봉 20주년을 기념해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개봉한다.
장동건은 동생을 징집해제 시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진태' 역을 맡았다. 원빈은 갑작스레 전쟁터에 떨어진 동생 진석 역을 맡아 장동건과 호흡했다.
영화는 오는 6월 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