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사와 기요시 감독 “난 ‘이상한’ 감독…아직 내 스타일 없어”

3377TV정보人气:427시간:2024-10-03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구로사와 기요시가 3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열린 갈라 프레젠테이션 '클라우드', '뱀의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봉준호의 축사가) 너무 감격스러웠다. 그와는 몇 번 만난 적이 있어서 한국에 있는 나의 친구 중 하나라고 생각했는데, 세계적인 거장으로 인정받으면서 이젠 손도 안 닿는 구름 위의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어제 시상식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나의 작품들을 하나씩 직접 얘기해줘서 아직 나를 친구로 생각해주는 것 같아 굉장히 기뻤다(웃음).”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3일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전날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에서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기요시 감독에게 봉준호 감독이 축하 영상을 보낸 데 대한 반응이었다. 봉 감독은 기요시 감독의 오랜 ‘광팬’임을 여러 차례 언급했었다.

영화 '클라우드'의 한 장면.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큐어’(1997) ‘회로’(2001) ‘스파이의 아내’(2020) 등의 작품을 연출하며 장르영화의 대가로 이름을 알린 기요시 감독은 올해 BIFF에서 갈라 프레젠테이션 섹션을 통해 ‘뱀의 길’과 ‘클라우드’ 두 편의 신작을 선보였다.

그는 “부산에는 여러 번 방문했었지만 올해는 굉장히 특별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아시아영화인상이란 명예로운 상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그렇게 화려한 무대와 긴 레드카펫에 선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그리고 신작 2편이 BIFF에서 상영되는 것도 평생에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막식이 끝난 뒤 파티에서 다양한 국가에서 온 많은 크리에이터를 봤다. 그 장면을 보며 BIFF가 세계영화의 축소판이라는 걸 다시금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영화 '뱀의 길'의 한 장면. 부산국제영화제 제공
이번 영화제에서 관객을 만난 ‘클라우드’와 ‘뱀의 길’은 모두 장르영화다. ‘클라우드’는 일상의 연속 가운데 악의와 폭력, 집단광기가 연쇄적으로 터져 나오는 과정을 그렸고, 자식을 잃은 부모의 치열한 복수극을 그린 ‘뱀의 길’은 2004년 그가 연출한 영화를 스스로 리메이크했다. 배경은 일본에서 프랑스로, 주인공은 남자에서 여자로 바뀌었다. 기요시 감독은 “2004년에 찍은 ‘뱀의 길’은 처음 각본을 썼던 다카하시 히로시의 성향이 많이 들어가서 내 작품이 아닐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시 내 작품으로 변환시켜야겠다는 욕망이 발현돼 직접 리메이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구로사와 기요시가 3일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열린 갈라 프레젠테이션 '클라우드', '뱀의길'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요시 감독은 스스로를 ‘이상한’ 혹은 ‘(남들과) 다른’ 감독이라고 표현했다. 올해 69세가 됐음에도 뚜렷한 ‘기요시 스타일의 영화’라는 걸 정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40년 이상 영화 제작을 하고 있는데, 솔직히 영화 한 편이 끝나면 ‘다음에 어떤 영화를 찍지’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나만의 스타일이라는 게 정해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360도에서 봐도 부족하지 않은 영화를 만들고 싶은데 만들고서 보면 늘 부족한 게 보인다. 그래서 여전히 360도를 빙글빙글 돌고 있고, 한 장르로만 직진하는 건 상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장르영화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그는 그의 뒤를 이을 젊은 일본 감독이 나오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기요시 감독은 “작품성 있는 영화를 만드는 우수한 감독 중에 젊은 일본 감독이 많지만, 장르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거의 없는 것 같다”며 “한국엔 이런 작업을 하는 감독이 많다고 들었는데 부럽다. (일본의 ‘뉴 제너레이션’ 감독들에게) 가끔은 장르영화도 좀 찍어보라고 말하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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