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잊은, 꿈만 같은 “레디~ 액션”

3377TV정보人气:202시간:2024-09-05

영화의전당 ‘장애인 영화 만들기’, 부산 뇌병변복지관 회원들 도전- 장애인 나홀로 외출 영상에 담아

- 완성된 영화 ‘나의 또 다른 세상’
-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예정
- 김소영 감독 “비장애인과의 소통
- 잘할 수 있다는 것 보여주고 싶어”

지난달 26일 오후 부산 북구에 있는 부산뇌병변복지관. 복지관 소속 장애인들이 감독과 주연으로 참여해 만든 단편영화 ‘나의 또 다른 세상’ 편집회의가 한창이었다. 김소영 감독과 창의도시부산 전인룡·이소영 차장, 복지관 이주은 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편집본을 함께 보고 진지한 의견을 나눴다. 김소영 감독은 “장애인도 혼자 외출하고, 사람들과 온·오프라인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기획의도를 밝혔다.
‘영화의전당 유네스코창의도시부산’의 장애인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에서 단편영화 ‘나의 또 다른 세상’ 김소영(오른쪽) 감독이 촬영본을 보고 웃고 있다. 부산뇌병변복지관 제공‘나의 또 다른 세상’은 영화의전당 유네스코영화창의도시부산(이하 창의도시부산)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장애인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 중 하나다. ‘장애인 영화 만들기’는 마을 주민들이 직접 영화를 기획·촬영·상영하는 ‘우리 동네 영화만들기’의 또 다른 버전이다. 프로젝트에는 장애인들이 주도적으로 영화를 만든다. 창의도시팀과 멘토감독들은 제작 전반을 지원한다.

단편영화 제작팀 사진.창의도시부산은 지난해 12월 ‘2023 유네스코 영화 창의도시 부산 국제포럼’에서 청각 장애인들이 직접 기획과 제작 등을 맡은 ‘사랑을 보다’을 선보였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부산뇌병변복지관’과 발달장애인 주거지원서비스 기관인 ‘라온누리’가 참여해 각각 ‘나의 또 다른 세상’ ‘가족’ 두 편의 단편영화를 제작한다. 완성작들은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 첫 공개된다.

‘나의 또 다른 세상’은 장애를 가진 주인공(이민지 씨)이 엄마 몰래 혼자 외출하면서 겪는 일들을 잔잔히 담았다. 창의도시부산 전인룡 차장은 “장애인의 처우 실태 등을 고발하는 캠페인 같은 영화가 아니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관계없이 영화 자체로 접근한 작품을 제작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소영 차장은 “사전제작 회의만 12차례였다. 무더위에 지칠 법도 한데 강행군에도 (감독과 배우들이) 열정을 보여줘 놀랐다”고 회상했다.

김소영 감독은 “너무 힘들어서 다신 하고 싶지 않았지만, 완성본을 보니 또 만들고 싶다”는 소감으로 영화인의 면모를 드러냈다. 이번 작업에서는 시나리오 쓰기에 특히 애를 먹었다고. 그는 “머릿속에만 있는 걸 글로 표현하려니 다시는 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괴로웠다”고 웃었다. ‘오케이컷’을 외치기까지도 심사숙고를 거듭했다. 김 감독은 “같은 드라마를 10번 이상 보면서 구성을 연구했다”고 했다.

멘토 감독은 이들이 스스로 답을 내길 기다렸다. “여럿이 머리를 맞대면 문제가 해결되는 게 영화현장이기도 하기 때문에 이야기를 먼저 들으려고 했어요. 영화 제작이 처음일텐데 진행 상황을 체크하고 미리 알아오는 모습을 보고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죠.”

장애인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는 장애 여부와 관계없이 재능 있는 사람을 발굴하고, 나아가 문화예술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충족하는 의미를 가진다. 부산뇌병변복지관은 영화의전당이 문화 소외 계층 등을 직접 찾아 영화를 상영하는 사회공헌 사업인 ‘찾아가는 영화관’을 신청한 것을 계기로 창의도시부산과 인연을 맺게 됐다. 복지관 이주은 관장은 “그동안 제작 지원을 통해 짧은 영상은 만들어본 적 있지만, 캠페인성이 강하고 일회성에 그쳤다. 영화 전체 제작에 참여해보기는 처음이다. 유네스코창의도시팀에서 제안을 들은 순간 예쁜 모습이 그려졌고, 실제 완성본도 그렇게 나와 그저 기쁜 마음”이라고 밝혔다.

‘나의 또 다른 세상’에서 홀로 외출길에 나선 주인공의 가방에는 그가 좋아하는 가수(이석훈)의 포토카드가 두둑하다. 실제 이석훈 씨의 팬인 김소영 감독의 아이디어다. 영화에 등장하는 수많은 이석훈 씨 포토카드 모두 김 감독의 애장품. 그는 “이 씨의 콘서트에 가서 ‘나의 또 다른 세상’ 각본집에 사인도 받았다. 그가 혹시라도 이 영화를 보면 너무 좋다”는 팬심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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