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플픽쳐스 제공[뉴스엔 장예솔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윤석호 감독이 과거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윤석호 감독은 9월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뉴스엔과 만나 영화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 인터뷰를 진행했다.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는 마음 속 상처를 안고 제주에서 만난 영희(김지영)와 준우(배수빈)가 클래식 음악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클래식 음악 멜로다.
윤석호 감독은 드라마 '겨울연가', '가을동화', '여름향기', '봄의 왈츠' 등 사계절 시리즈로 대표되는 멜로드라마의 대가로 불린다.
윤석호 감독은 본인이 생각하는 '사랑'에 대해 "사랑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제가 잘 그리고 점수를 많이 주고 싶은 사랑은 초기 단계에 나오는 설렘이다. 서로의 정체가 다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상상력이 발생할 때가 아름답다. 그래서 짝사랑도 아름다운 것"이라며 "때로는 상상과 어긋나는 사랑이 존재하다 보니까 실망이 발생할 수 있지만 초기의 사랑이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 아닐까 싶다"고 생각을 밝혔다.
트리플픽쳐스 제공과거 윤석호 감독의 드라마에 출연했던 배용준, 최지우, 송혜교, 손예진, 원빈, 송승헌, 한효주 등은 한류열풍을 일으키며 명실상부 톱배우로 자리잡았다. 여전히 배우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는 윤석호 감독은 "사실 그들을 위한 게 아니라 저를 위해 작품에 잘 맞을 것 같아서 캐스팅한 건데 계속 잘되고 있어서 너무 고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작품을 많이 못 하다 보니 과거가 그리울 때도 있다. 다시 일로써 그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좋은 기획을 가지고 접근해야지, 옛날 인연 때문에 섭외할 수는 없다. 좋은 작품을 가지고 다시 작업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나이 차도 있고 현업을 활발하게 하는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명절에 문자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다. 간혹 만나는 배우들도 있지만 자주 보지는 못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진행된 언론시사회 당시 윤석호 감독은 드라마 '사랑비'(2012) 이후 연출자로서 한계를 느껴 영국으로 떠났다고 밝힌 바. 이와 관련해 윤석호 감독은 "'사랑비'는 크게 성공작이라고 할 수 없는 지점들이 있었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이젠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스스로 했다. 콘텐츠라는 게 자기 색깔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도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부족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12년 만에 돌아온 윤석호 감독은 당분간 드라마 연출 계획이 없다고 확언했다. 그는 "영화는 단편이든 장편이든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면 되는데 드라마는 플랫폼이 되게 중요하다. OTT가 굉장히 활성화되다 보니 자본의 중요성이 커졌다. 좋은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그에 걸맞게 보여줘야 해서 연출자의 자유보다는 자본의 구속이 커졌다. 그런 측면에서 영화가 좀 더 자유롭다 보니 계속 영화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겨울연가', '가을동화'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계속 인기만 쫓으려고 아웅다웅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대신에 내가 좋아하는 걸 꾸준히 하고 싶다. 나이를 먹으면서 은퇴하고 포기하기 쉬운데 그때마다 내가 생각했던 것들을 표현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과거에 비해 대박이나 성공에 초연해진 것 같다"며 "음악이나 힐링류의 작품이 투자도 받기 여렵고 대중적인 경쟁력이 없다 보니 젊은 감독들은 하기 어렵다. 저는 그래도 되지 않으니까 그런 작품들에 계속 도전할 생각"이라고 베테랑 연출자로서의 소신을 드러냈다.
한편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는 오는 9월 1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