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리뷰]진실이란 무엇인가?…의심의 늪에 빠진 강동원의 '설계자'

3377TV정보人气:60시간:2024-05-27

영화 '설계자' 스틸컷 ⓒNEW
"모든 사고는 조작될 수 있어요. 그게 우리 일이죠."

사건이 또 다른 사건으로 덮이는 세상, 청부 살인을 완벽하게 사고사로 조작하는 이가 있다. 주인공은 환경과 상황을 통제하며 계획된 살인을 우발적인 사고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삼광보안'의 리더이자 '설계자' 영일(강동원 분).

어느 날 영일은 검찰총장 후보이자 자신의 아버지를 사고사로 위장해 살인해달라는 딸의 의뢰를 받고 동료들과 사고를 설계하기 시작한다. 이들은 살인을 우연한 사건으로 보이도록 만들기 위해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며 완벽한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살인을 사고로 보이도록 조작하는 과정에서 갑작스레 동료들이 죽거나 사라지는 등 예기치 못한 사건이 생기며 영일은 의심과 혼란에 빠진다.

99분이라는 길지 않은 러닝타임의 영화는 시작부터 '의도가 있는 사고는 우연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모든 사고는 조작될 수 있다고 예고한다.

영화 '설계자' 포스터 ⓒNEW
어떤 식으로든 사건과 사고가 발생한다는 것은 예정된 목적지이자, 정해진 결과인 것이다. 때문에 설계자들이 사고를 계획하는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작품의 재미가 나오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펼쳐지는 사고에서 관객의 긴장감이 조성될 수 있다.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방식을 포기하고 전혀 다른 방향을 선회하며 예상치 못한 곳으로 나아간다.

감독은 중반부를 기점으로 주인공인 영일이 겪는 혼란스러움에 포커스를 맞춘다. 영일은 자신이 모든 사건을 조작했으며, 동료들을 위험에 빠트린 배후에는 더 큰 조직이 있다고 확신하지만 그의 의심이 진실인지는 알 길이 없다. 심지어 모든 것에 의구심을 품는 그가 실은 망상 속에 빠진 인물로 비치기도 한다.

영화 '설계자' 스틸컷 ⓒNEW
이처럼 주인공이 의심의 늪에 빠지며 아무도 믿을 수 없게 됐지만, 영화는 멈추지 않고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해서 사건을 여러 갈래로 펼쳐갈 뿐, 그 무엇도 수습하거나 해결하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라며 주인공이 강조하는 신념이 무색할 정도로, 극 중 인물들은 물론 관객조차도 영화 속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 없다.

'진실이 무엇인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라는 주제에 천착하는 것을 넘어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듯한 태도가 작품의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지는 탓에 메시지의 힘은 되려 약화하고 영화적 재미 또한 반감된다.

관객에게 공을 넘기는 열린 결말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칠 정도로 허술한 서사와 수없이 낭비되는 캐릭터가 영화를 완성되지 않은 습작처럼 느껴지게 한다.

영화 '설계자' 스틸컷 ⓒNEW
이러한 상황에서도 그간 보기 어려웠던 서늘한 눈빛으로 혼란·의심 가득한 표정의 색다른 얼굴을 선보인 강동원과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작품에 한 층 더 색채를 더한 이현욱 배우 등의 연기만큼은 '설계자'가 남긴 유일한 성취라 볼 수 있다.

영화 '설계자'. 이요섭 감독 연출. 강동원, 이무생, 이미숙, 이현욱, 탕준상, 정은채, 김홍파, 김신록, 이동휘 등 출연. 15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9분. 2024년 5월 29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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