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청년기 담은 문제작
‘어프렌티스’ 트럼프를 연기한 세바스찬 스탠. 사진|누리픽쳐스할리우드 스타 세바스찬 스탠이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집어삼킨 열연으로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낸다.제77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영화 ‘어프렌티스’(감독 알리 아바시)는 뉴욕 부동산 업자의 아들에서 세계적인 부동산 재벌, 그리고 대통령까지 된 도널드 트럼프와 그를 키워낸 악마 변호사 로이 콘의 이야기를 다뤘다.
뉴욕 부동산 업자의 아들 도널드 트럼프는 세입자들에게 밀린 집세를 받으러 다닌다. 어느 날, 정재계 고위 인사들을 변호하며 정치 브로커로 활동하는 변호사 로이 콘을 만나게 된다.
성공을 향한 강한 야망을 품은 도널드 트럼프는 불법 수사와 협박, 사기, 선동으로 인간의 탈을 쓴 악마라고 불리는 로이 콘의 법칙을 배운다. 바로 ‘공격 또 공격하라, 아무것도 인정하지 말고 모든 것을 부인하라, 절대로 패배를 인정하지 마라’는 것.
로이 콘의 견습생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는 어설펐던 모습을 모두 지우고 어느새 스승보다 더한 괴물이 된다.
‘어프렌티스’ 사진|누리픽쳐스영화 ‘경계선’, ‘성스러운 거미’로 칸 영화제의 총아로 떠오른 알리 아바시 감독이 연출을 맡은 ‘어프렌티스’는 젊은 시절 도널드 트럼프의 숨겨진 흑역사를 까발린다. 탈모로 두피 축소술을 받는가 하면 지방 흡입 수술까지 하는 모습이 담긴 것.첫 번째 부인 이바나 트럼프에게 가한 성폭력도 담겼다. 이에 트럼프 측은 해당 사실이 허위라고 반박했고, 영화 제작자는 “이바나 트럼프의 이혼 진술에서 확인한 것이라 문제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영화는 과거 영상을 사용하고 화면의 질감 역시 그 시절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렇기에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불쾌한 장면도 더러 있고,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주인공의 변화 과정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열연이 압권이다. 마블 히어로 영화에서 윈터 솔져를 연기한 세바스찬 스탠의 연기 변신은 놀랍다. 두 달 만에 7kg 증량하고 트럼프 영상 562개를 보며 말투와 패턴을 익힌 그는 배역을 완벽하게 집어삼키며 몰입감을 높인다. 그의 외형과 영화 속 변화를 보면 소름이 끼칠 정도다. HBO 시리즈 ‘석세션’을 통해 여러 상을 휩쓴 제레미 스트롱의 강렬한 연기도 감탄을 자아낸다.
칸 영화제에서 ‘어프렌티스’가 처음 공개된 후 트럼프 캠프의 대변인 스티븐 청은 “이 쓰레기는 오랫동안 틀렸음이 밝혀진 거짓말들을 선정적으로 다룬 순수한 허구”이자 “악의적인 명예훼손”이라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외신은 “올해 가장 논쟁적인 영화!”(버라이어티), “어떤 면에선 실화 공포 이야기!”(더랩), “아메리칸 드림이 어떻게 악몽으로 바뀌는지 보여주는 영화”(엔터테인먼트 위클리), “위선자에게 동정심을 갖게 만드는 가장 소름 돋는 영화!”(타임 매거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어프렌티스’는 제4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에서 11일 개봉하며, 국내는 23일 개봉한다. 청소년관람불가. 러닝타임 122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