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만 50년 만화인생 조명…"난 여전히 아이이길 원해"

3377TV정보人气:431시간:2024-08-06

'종이의 영웅, 칸의 서사' 전

전남도립미술관서…총4부 구성
'타짜' '식객' 등 작품 세계 부터
드로잉·취재 자료 만날 수 있어
허 "꿈 보여주는게 만화 매력"

“(데뷔 후)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이번 기회로 내가 어떤 족적을 남겼는지,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스스로 돌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데뷔 50주년을 맞은 한국 만화계의 거장 허영만(76) 작가의 특별 초대전이 전남도립미술관에서 펼쳐진다. 그는 2015년 예술의전당 전시 이후 10년 만에 고향 전남에서 대규모 전시를 열게 됐다.
허영만 작가가 전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개인전 '종이의 영웅, 칸의 서사' 전시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6일 개막해 10월 2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의 제목은 '종이의 영웅, 칸의 서사'다.

이번 전시는 허영만 작가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만화사에 미친 영향과 예술적 가치를 재조명한다. 이는 미술관 측이 ‘제9의 예술’로 불리는 만화 예술로 영역을 넓히며 기획한 것이다. 전남도립미술관은 개관 이후 꾸준히 지역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며, 예술의 확장과 연결의 가치를 추구해온 바 있다.

허영만 작가 역시 전라남도 여수 출신이다. 그는 1974년 한국일보 신인 만화 공모전에서 ‘집을 찾아서’로 당선되며 만화가로 첫발을 내디뎠다.

같은 해 소년한국일보에 연재한 ‘각시탈’의 성공으로 이름을 알렸고, 서유기를 재해석한 ‘날아라 슈퍼보드’가 큰 인기를 얻으며 명성을 쌓았다. 이후 ▲각시탈 ▲비트 ▲타짜 ▲식객 등 그의 작품들은 영화와 드라마로 재제작되며 대중매체로도 확장됐다.
'종이의 영웅, 칸의 서사' 전시장 전경. 만화가 허영만의 대표작 '날아라 슈퍼보드'등 주요작품의 원화와 취재자료 등을 만날 수 있다.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이번 전시에서는 허영만의 대표 작품을 포함한 만화 원화, 드로잉, 취재 자료 등 출판 과정에 필요한 일련의 아카이브 자료들이 공개된다.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 ‘만화가 허영만’에서는 초기 만화 발전부터 대중문화에 이르는 영향을 다룬 만화사 자료와 함께 다양한 캐릭터와 작품 연대기를 소개한다.

2부 ‘시대를 품은 만화’에서는 각시탈과 ‘오! 한강’을 통해 시대상과 사회 문제를 심도 있게 조명한다. 특히, 2012년 KBS2에서 방영된 드라마 각시탈에서 실제 사용된 각시탈도 만나볼 수 있다. 1945년 해방부터 1986년 6.29 민주화 선언까지의 격동의 근현대사를 다룬 오! 한강은 해방, 전쟁, 광복, 쿠데타, 민주화운동 등의 사건을 통해 감동적인 서사를 전달한다.

3부 ‘매스미디어 속 만화’에서는 종이 예술이 미디어 영상물로 발전하는 과정을 다룬다. 이와 관련 날아라 슈퍼보드, 영화 비트, 타짜 등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매체 간 경계가 허물어진 시대의 증거로 소개된다. 이 부문은 만화가 대중예술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현상을 살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허영만 화백은 개막 전날인 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 만화에는 다른 만화에 많이 나오는 슈퍼스타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그냥 동네에서 볼 수 있는 어린아이나 어른들이 주인공이에요. 그래서 현실을 중요시하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데서 쉽게 다가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4부 ‘일상이 된 만화’에서는 식문화를 예술로 승화시킨 식객과 최근까지도 꾸준히 연재 중인 만화 일기를 통해 작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작가의 일상을 소재로 한 이 작품들은 간결한 그림체와 문장으로 독자들에게 여운을 남긴다.
'종이의 영웅, 칸의 서사' 전시장 전경. 만화가 허영만의 대표작 '날아라 슈퍼보드'등 주요작품의 원화와 취재자료 등을 만날 수 있다. 전남도립미술관 제공 50년간 만화를 그려온 작가가 생각하는 ‘만화의 매력’은 무엇일까. 허 작가는 “아무것도 없는 하얀 원고지에 내 맘대로 그릴 수 있다”며 “내 머릿속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독자들에게 그대로 보여 줄 수 있으니까, 꿈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 좋다”고 말한다. “만화를 그리면서 저는 애같은 어른이 아닌가, 여전히 아이이기를 원하는 어른인 것 같아요”라며 웃는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에서 열리는 만화 전시라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이지호 전남도립미술관 관장은 “허영만의 만화 예술은 한국 만화의 소재와 주제 의식을 확장했고 철저한 자료 수집과 취재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한국 만화사에서 허영만의 위치와 성과를 다시 살필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매체로 발전하며 산업적 가치와 예술로 인정받은 만화 예술이 대중예술의 한 장르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며 “향후 만화 예술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는 9월 7일에는 허영만 작가의 아티스트 토크도 예정돼 있다. 전시 관련 상세 정보는 전남도립미술관 홈페이지 및 SNS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10월 20일까지. 유료 관람.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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