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맨에서 닥터 둠으로: 왜 돌고 돌아 또 로다주인가

3377TV정보人气:943시간:2024-08-05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사진=AFPBBNews=뉴스1

우선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더욱 그리움이 깊어지는 전 연인이 있다고 상상해 보자. 그리고 어느 날 그 전 연인으로부터 '오랜만이야'라는 메시지와 함께 "다시 시작하자"는 말을 듣게 됐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이 상황에서 우리가 고를 선택지는 단 두 가지다. 이런 일이 생기기를 오매불망 기다려 온 만큼 버선발로 뛰어가거나, 추억은 추억으로만 간직하거나. 다시 한번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 복귀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이 복잡한 이유도 이 상황과 비슷하지 않을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지난달 27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4 샌디에이고 코믹콘 인터내셔널'에서 닥터 둠의 가면을 벗어던지며 현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정복자 캉을 연기하던 조나단 메이저스가 하차한 '멀티버스 사가'의 메인 빌런 자리를 그 누구도 아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차지하게 되었음을 전 세계에 알린 초대형 이벤트였다. 

이후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New mask, same task (새로운 마스크, 같은 작업)'이라는 글까지 올려 전 세계 MCU 팬들을 설레게 했다. 

그러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복귀는 그만큼 MCU가 그간 겪어온 어려움이 상상 이상으로 심각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인피니티 사가가 그가 연기한 아이언맨의 죽음으로 대미를 장식한 후 MCU는 줄곧 팬들의 실망만을 불러일으켰다. 어벤져스 1기 멤버들을 잇는 후계자 캐릭터들이 OTT 시리즈, 영화에서 속속 등장했지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지는 못했다. 

팬들 사이에서도 MCU의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보다 다음에는 또 어떻게 지난 영광을 훼손할지가 관심사로 떠오를 정도였다. 인피니티 사가 이후 MCU가 내세운 멀티버스 사가는 냉정하게 팬들에게 매력적인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런 면에서 보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이번 복귀는 반가우면서도 씁쓸하다. 오죽했으면 하는 마음이 절로 들고, 케빈 파이기가 얼마나 급했으면 싶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닥터 둠을 연기해도 우리는 그를 이미 퇴장 절차를 밟은 아이언맨으로 기억한다. 따라서 굳이 따지면 이번 이벤트는 복귀라기보다 '부활'에 가깝고, 또 어찌 보면 일종의 '파묘'를 한 셈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MCU 스토리 라인에 복귀한 그가 반가운 이유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야말로 망가진 멀티버스 사가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을 만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기 때문이다. 인피니티 사가에 참여했을 때도 각본가 못지않게 스토리 라인에 입김을 불어넣었던 만큼 이번에도 팬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기도 하다. 

우려스러운 부분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닥터 둠이 그에게 강하게 씌워진 아이언맨을 지울 수 있느냐는 점이다. 

앞으로 그가 연기하게 될 닥터 둠은 MCU 속 가상 국가 라트베리아를 지배하는 군주이면서 아이언맨 못지않은 과학자, 또 어떤 때에는 닥터 스트레인지와도 대등하게 맞서는 마법사이기도 하다. 타노스와 마찬가지로, 어쩌면 더 복잡한 캐릭터인 만큼 멀티버스 사가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 캐릭터임에는 분명하다.

여기서 중요해지는 부분이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연기력이다.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 수상자에게 무슨 연기 걱정을 하느냐고 하겠지만, 이 부분은 단순히 대사를 틀리지 않는 것이나 캐릭터를 잘 이해하는 것과는 다르다. 

'잘하면 본전'이고 '실패하면 듣지 않아도 될 원망'이 따라온다. 또한, 실패하면 아이언맨으로 쌓은 영광에도 흠집이 생긴다. 그래서 그의 이번 복귀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있어 '밑지는 장사'인 것만 같다.

최근 개봉한 '데드풀과 울버린'에서 "내가 마블의 예수님이야"(I am Marvel Jesus)라는 대사가 나왔다. 그런데 이제 보니 여전히 '마블의 예수님'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였던 모양이다. MCU에서 한 번 죽었다가 이번 코믹콘으로 다시 돌아온 것까지. 누가 봐도 '마블의 예수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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