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음모의 실체

3377TV정보人气:232시간:2024-10-08

[넷플릭스 오리지널 리뷰] <아메리칸 컨스피러시: 옥토퍼스 살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아메리칸 컨스피러시> 포스터.ⓒ 넷플릭스
1991년 8월 10일,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마틴즈버그의 한 호텔에서 탐사 보도 전문 기자 '대니 카솔라로'가 변사체로 발견된다. 욕조에서 발견되었는데 양쪽 손목이 8번, 4번 칼로 그어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경찰은 자살로 마무리지었지만 가족과 동료들은 타살의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살아생전 무엇을 뒤쫓았을까.

시간이 흘러 기자 '크리스티안 한센'이 카솔라로가 남긴 방대한 자료를 입수해 그가 조사하던 무엇을 다시 뒤쫓는다. 그리고 한센의 친구 '재커리 트레이츠'가 거대하고도 오래된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제작했다. 한센을 통해 카솔라로의 뒤를 쫓고 미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음모의 실체를 밝히고자 한 것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시리즈 <아메리칸 컨스피러시: 옥토퍼스 살인>이 그 결과물이다. 카솔라로가 쫓은 건 무엇이었고 그는 왜 죽었으며 한센은 실체를 밝히는 데 성공했는지 궁금하다. 나아가 미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음모가 어디까지 뻗어 있길래 '옥토퍼스 살인'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인슬로 사건을 파헤치며 알게 된 것들

카솔라로는 일명 '인슬로 사건'을 파헤쳤다. 소규모 소프트웨어 회사 인슬로가 '프로미스'라는 경찰 경영 정보 시스템을 개발해 미국 법무부에 납품한 것이다. 완전한 아날로그였던 미국 전역의 경찰 경영 정보 시스템에 일대 혁신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법무부는 오래지 않아 인슬로와 계약을 파기했고 대급을 지급하지 않았다. 인슬로는 파산하고 말았다.

파산 법원에서 판사가 인슬로의 손을 들어주지만 얼마 후 판사가 해고당하는 해괴한 일이 벌어진다. 법무부에서 손을 쓴 걸까? 카솔라로가 조사해 보니 프로미스에 구입자를 감시할 수 있는 '트랩도어'가 삽입되어 있었다. 천재 IT 전문가 겸 과학자 '마이클 리코노시우토'의 주장이었다. 그는 카솔라로의 정보원을 자처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자신이 공동 대표로 있는 컨설팅 회사 '해드론'의 얼 브라이언이 수상한데, 그는 이른바 '10월의 서프라이즈' 사건의 핵심이라고 한다. 1980년 대선 과정에서 로널드 레이건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이란에 인질로 잡힌 미국인들을 석방하지 못하게끔 브라이언을 통해 수천만 달러를 지급했다는 것이다. 또한 브라이언에게는 프로미스 복제권을 줘서 큰 이득을 취하게 했다는 것이다.

마이클 리코노시우토와 연관된 사건들

앞서 언급한 마이클 리코노시우토라는 IT 전문가이자 과학자로 활동했지만 무기도 만들고 필로폰도 만들었다. 석연치 않은 정보원의 석연치만은 않은 정보들. 하지만 그가 건넨 정보는 프로미스의 트랩도어와 해드론의 얼 브라이언 관련된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었다. 그는 훨씬 많은 일에 연루되어 있었고 또 알고 있었다.

이를테면 그는 강력한 무기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캘리포니아 근처의 카바존 인디언 보호구역이었다고 한다. 또한 이란-콘트라 사건(레이건 정부가 적국 이란에 몰래 무기를 판 대금으로 니카가와의 우익 콘트라를 지원하는 한편 그들로부터 마약을 사들였던 사건) 때 미국 정부가 콘트라 반군에게 무기를 지원한 것도 이곳에서 비롯되었다고도 했다.

리코노시우토는 일련의 정보들을 진술서에 적어 법원에 제출하지만 일주일 만에 필로폰 제조 혐의로 체포되어 감옥에 갇힌다. 그리고 그가 수감되어 있는 동안 카솔라로는 석연치 않은 정황으로 사망하고 만다. 리코노시우토가 보기에 누군가가 자신과 카솔라로를 입막음하고자 각각 감옥에 보내고 죽였다는 것이었다.

파헤칠수록 진실에서 멀어지는 느낌

한센은 20년 만에 출옥한 리코노시우토를 인터뷰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편집증적인 반응을 보이며 제대로 말해주지 않는다. 그러니 석연치 않은 정보들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점점 알기 힘들어진다. 음모론에 불과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가가는 것이다. 즉 진실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카솔라로의 죽음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그의 입을 막기 위해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죽인 것인가, 오랜 세월 매달린 진실의 끝이 음모론에 불과했다는 걸 깨달은 후 극심한 허무에 빠져 세상을 등진 것인가. 작품은 끝내 그의 죽음을 파헤치지 못한다. 아니 파헤치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겠다.

이 작품은 미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음모론을 파헤치다가 석연치 않게 죽은 기자, 그리고 수십 년 후 그의 유지를 받아 음모론을 파헤치는 기자의 이야기가 전부가 아니다. 그야말로 '음모'에 관한 이야기다. 일종의 '메타 음모'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겠다. 방대한 정보에서 진짜와 가짜를 어떻게 구분하는가, 음모는 음모에 불과한가, 보이는 곳에 진실이 드러나 있는가, 보이지 않은 곳에 진실이 파묻혀 있는가, 과연 누가 진실을 아는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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