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미 투 더 문’ 리뷰 .. “지상최대의 쇼. 달 표면에 고양이가 산다”

3377TV정보人气:640시간:2024-07-16

‘플라이 미 투 더 문’

미소(美蘇) 냉전시기에 두 강대국의 자존심을 풍자하는 유머가 많았다. 그 중 하나가 ‘콘돔’이다. 이런 내용이다. 올림픽을 앞두고 혈기왕성한 젊은 선수들을 위해 콘돔을 많이 준비했는데 소련이 요청한 것은 터무니없이 큰 사이즈였다는 것. 미국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소련의 주문대로 만들고, 마지막에 ‘사이즈=S’라고 붙이는 것이었단다. 미국과 소련의 자존심 싸움은 그런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영화 <플라이 미 투 더 문>을 보면서 그런 한 시대가 떠올랐다.

영화는 우주경쟁에서 앞서가는 소련의 휘황찬란한 도전사를 보여준다. 유리 가가린이 먼저 지구의 인력을 박차고 우주로 날아간 것이다. ‘자유진영’의 대부 미국은 난리가 났다. 케네디 대통령은 1960년대가 다 가기 전에 미국인을 달나라에 보내겠다고 큰소리친다. 그리고 “이것은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도전하는 것입니다.”는 멋진 말을 덧붙인다. 과연 미국인은 뒤늦게 뛰어든 우주개발 레이스에서 소련을 꺾고, 달나라에 성조기를 꽂고,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

소련인 유리 가가린이 지구 궤도를 돌자 충격 받은 미국은 NASA에 돈을 쏟아 붓지만 아폴로 1호는 이륙도 못하고 조종석 화재로 세 파일럿이 소사(燒死)한다. 케네디가 큰 소리쳤지만 의원님 생각은 다르다. ‘하느님에게 도전하는 것’을 용납 못하는 사람도 있고, ‘겨우 달나라 가서 기념사진 찍고 오는데 그 많은 돈을 허비하는 것을 싫어하는 유권자도 있다는 것이다. 그나저나 경쟁에선 이기고 싶지만 NASA의 환경이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다. 여기에 구세주가 등장한다. 높은 곳(아마도 백악관)의 직접지시를 받는 듯한 ’비밀기관‘의 모 버커스(우디 해럴슨)이다. 그는 광고계의 재인(才人) 켈리 존스(스칼렛 요한슨)를 찾아내 케이프 커내버럴로 보낸다. 홍보책임자로! 소련의 특급 우주개발자를 납치하거나, ’Area 51‘에 숨겨두었다는 외계인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기업 홍보전문가를 NASA에 보낸 것이다. 이 얼마나 자본주의적 접근방식인가.

켈리는 자기의 장기를 맘껏 발휘한다. 개발비가 모자라? 닐 암스트롱의 손목에 ’오메가‘를 채우고, 우주인에게 특정 상표의 속옷을 입힌다. 상원의원이 우주개발 지원을 반대한다고? 그 사람을 NASA에 불러 특급 애국 쇼의 한 가운데에 앉힌다. 시청자들은 아폴로 계획보다 베트남 반전시위에 더 관심이 있다고? ABC앵커에게 달나라 단독인터뷰를 약속하고 뉴스를 NASA로 도배해 버린다. NASA부국장인 콜 데이비스(채닝 테이텀)는 켈리의 수작이 못마땅하지만 어쨌든 지원은 계속되고, 스케줄대로 연구개발은 진행된다. 그리고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도 쑥쑥 커진다.

‘플라이 미 투 더 문’

하지만, 초특급 정치인라면, 최고의 브레인이라면, 그리고 미국식 모사(謀事)꾼이라면 ’플랜B‘도 있어야할 것이다. “만약, 아폴로11호 프로젝트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의문의 남자 모는 켈리에게 ‘플랜B’로 ‘캐프리콘 원’ 작전을 은밀히 그리고, 강압적으로 지시한다. 이제 스탠리 큐브릭 버금가는 광고 디렉터를 데려와서, 스튜디오 안에 달 표면 세트를 만들고 지상최대의 쇼를 ‘백업 용’으로 준비한다.

그렇게 광활한 NASA의 발사장과 케이프 커내버럴의 우주센터, 달 세트장을 오가며 ‘미국인 달 정복’ 대작전이 펼쳐지다. 그 와중에 스칼렛 요한슨과 채닝 테이텀의 로맨스도 당연히 펼쳐진다. 물론, 그 화학적 결합은 그다지 폭발적이진 않아 보인다. 그래도 과연 켈리의 진짜 정체와 진심은 무엇이고, 이 ‘진심 반, 사기 반’ 프로젝트는 성공할 것인지 결과가 궁금해진다.

아직도 미국인이 달에 간 것을 믿지 않는, NASA음모론을 신봉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지구가 둥글지 않고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처럼. 그런데 사실 그런 멍청한 사람은 없다. ‘그런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믿어야한다!’ 그래야 그런 책도 팔리고, 그런 음모론 영화도 힘을 받고, 유튜버들도 할 말이 있을 테니 말이다. 검은 고양이만 카메라에 잡히지 않는다면 말이다.

소련과의 경쟁에서 출발은 늦었지만, ‘위대한 발자국’을 달 표면에 먼저 찍은 마케팅의 유쾌한 승리를 볼 수 있는 코미디가 바로 <플라이 미 투 더 문>이다. 참, <카프리콘 원>(카프리콘 프로젝트)은 티빙에서 만나볼 수 있다. 진지한 것을 원하신다면 <퍼스트맨>을 보시길.

▶플라이 미 투 더 문 (원제:Fly Me to the Moon) ▶감독: 그렉 벌렌티 ▶각본: 로즈 길로이 ▶출연: 스칼렛 요한슨, 채닝 테이텀, 우디 해럴슨 ▶제공/배급:소니 픽처스 ▶개봉:2024년 7월 12일/ 132분/12세이상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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