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국제 상영 철회 요구... 이스라엘 감독 "동의 못해"

3377TV정보人气:7시간:2024-10-06

[29th BIFF] <개와 사람에 관하여> 반대 여론에 감독·배우 등 정면돌파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센텀CGV에서 진행된 영화 <개와 사람에 대하여> 관객과의 대화 현장.ⓒ 부산국제영화제
오는 7일 가자지구 집단학살 사건 1주년에 부쳐 여러 인권단체들이 집단행동을 벌이는 가운데,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이스라엘 감독 상영작을 둘러싸고 일부에서 항의나 비판이 나왔다. 대니 로젠버그 감독의 신작 <개와 사람에 관하여>가 그 대상이었다.

예루살렘 샘 스피겔 영화학교를 졸업한 대니 로젠버그 감독은 지난해 발표한 <사라진 소년병>(2023)으로 로카르노영화제 경쟁 부문과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호평받은 바 있다.

<개와 사람에 관하여>는 그의 세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2024 베니스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선정작이다. 영화는 16세 이스라엘 소녀 다르(오리 아비노암)의 시점으로 2023년 10월 하마스 공격 당시 벌어진 처참한 현실을 다룬다. 다르가 당시 잃어버린 개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이 살던 동네로 돌아가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이야기다. 촬영은 가자지구 경계 지역인 키부츠에서 진행됐다.

5일 부산 해운대구 센턴CGV에서 해당 작품의 두 번째 상영이 있었다. 지난 3일 상영에선 '부산국제영화제의 문화워싱에 반대하는 문화예술인 일동'이라는 단체가 영화의 전당 주변 및 상영관 주변에서 피켓 시위를 벌여 예정됐던 관객과의 대화(GV)가 취소되는 등 다소의 소요가 있었다.

오후 5시 상영 직전 한 시민이 상영관 앞에서 손피켓을 든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개인행동이라 주장한 해당 시민은 "나도 영화를 보러 왔고,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실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어서 유인물을 만들어왔다"고 취지를 밝혔다.

영화 상영 직후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엔 감독과 주연 배우 오리 아비노암이 참석했다. 대니 로젠버그 감독은 "혼란스러운 시기를 가까이에서 기록하고 싶고, 사실적으로 담고 싶다고 생각했다"며 "실제 희생자들 가족들과 나누는 대화들이 사실적으로 담길 수 있도록 작업했다"고 연출 취지를 밝혔다.

비전문 배우로 오디션을 통해 합류한 오리 아비노암은 "실제 사건이 발생하고 1개월 보름인가 지나서 촬영을 시작하게 됐는데 실제 비극에 집중하기보단 영화에 몰입하고 집중하는 시간이었기에 뭔가 다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균형감 치우졌다" 지적에... "고통받은 가자지구 모습도 담아"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센텀CGV에서 진행된 영화 <개와 사람에 대하여> 관객과의 대화 현장.ⓒ 부산국제영화제
한 관객은 영화에 등장하는 텔레그램 속 영상들을 지적했다. 오리가 텔레그램 대화창이나 스트리밍 플랫폼을 시청하는 장면이었는데, 시체와 폐허가 된 터전 등을 날것 그대로 전하는 각종 인플루언서들의 영상이었다. 이 관객은 "정제를 거치지 않은 각종 영상들로 극단화 된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서로가 날 것 그대로 감정을 표출해서 지금의 분쟁이 더 심해지는 것 같다"며 "이스라엘 안만이 아니라 바깥 사람들에게도 납득이나 이해를 시켜야 할 대목이 있지 않나"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일종의 객관성 유지'라고 이해한 대니 감독은 "사건 발생 후 시간을 보내며 관찰하고 그때의 먼지가 잦아들길 기다리는 방법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안에 직접 뛰어들어 묘사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영화는 후자"라면서 "그래서 따로 대본을 짜지 않았고, 실제 상황에 관객들이 함께 빠질 수 있도록 정수를 전달하기 위해 영화라는 매체를 활용하지 않았나 싶다"고 답했다.

또다른 관객은 "주인공 시점이기에 그 감정에 대입할 수밖에 없다. 영화엔 선량한 이스라엘 사람들이 나오는데, 우리가 접하는 정보는 팔레스타인이 테러리스트"라며 "마치 힘의 균형이 실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에 있는 것처럼 묘사된다. 실제로는 수많은 팔레스타인 사람이 죽어 나가고 있다. 균형감 면에서 좀 영화가 치우친 면이 있다"고 물었다.

그러자 서승희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사전에 감독님과 나눈 대화가 있었다. 이 부분은 꼼꼼하게 통역해달라"고 덧붙였다.

대니 감독은 "실제 팔레스타인 아이가 사망하는 일을 다룬 영화 많지 않았는데 우리 영화가 다루고 있고, 영화 속 팔레스타인 남성이 자신의 손으로 묻은 희생된 가족의 이름을 (종군 기자에게) 말하는 장면도 있다"며 "전 세계에서 어떤 상황을 겪는지 말했기에 일종의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증거라고 말하고 싶진 않지만, 그런 해석이나 질문이 가정하고 있는 바에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이 어떻게 공격을 당했고, 가자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도 보여준다"며 "어떤 아이가 이스라엘 아이인지 팔레스타인 아이인지 구분하긴 어렵지만 영화에선 가자에서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 일들, 이스라엘 공격으로 고통받았던 가자의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리 아비노암은 "첨언하자면 뭔가 가르치려고 만든 영화가 아니다. 우리가 정치인이 아니고 영화인이기 때문에 한 여자아이의 상실의 경험을 다루는 것에 집중했다"며 "넓은 의미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시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했다.

 5일 부산 해운대구 센텀CGV 상영관에서 <개와 사람에 관하여> 관련 피켓 시위에 나선 한 시민.ⓒ 이선필
한편, 피켓 시위를 한 시민이 건넨 유인물엔 <개와 사람에 관하여>가 '이스라엘 학살 진실을 가리는 문화워싱'이라며 상영 철회를 요구했고, 부산국제영화제의 행보가 한국 영화계의 무관심과 침묵에서 기인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비판 내용이 담겨 있었다.

지난 9월 열렸던 베니스영화제에서도 영화인 700여 명이 해당 작품의 상영 철회를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감독은 "영화를 직접 보지 않은 사람들의 대응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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