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개봉[데일리안 = 장수정 기자]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강제규 감독과 배우 장동건이 재개봉 소감을 전하며 작품의 의미를 되새겼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한 두 형제의 갈등과 우애 그리고 전쟁의 비극을 그린 작품으로, 영화 '실미도'에 이어 두 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였다. 롯데시네마는 개봉 20주년 기념으로 '태극기 휘날리며'의 4K 리마스터링 버전을 상영한다.
강제규 감독은 30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태극기 휘날리며'의 재개봉 기념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세월이 너무 빠르다. 영화를 보는데, 당시가 정말 얼마 전처럼 느껴진다. 스태프들, 배우들과 함께 땀을 흘리며 교감하고 시간을 나누고, 쩍어도 찍어도 끝이 없는 것 같은 그 느낌이 떠오른다. 지금도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런 생생함이 내 마음에 뜨겁게 남아있는데, 벌써 20년이 지났다니 믿기지 않더라"라고 재개봉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때의 기억이 어떻게 남아있는지 또는 달라졌을지 확인하는 것이 재개봉인 것 같다. 10대나 20대들은 극장에서 볼 기회가 없었을 것이다. 현대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한국 전쟁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들여다 볼 기회도 될 것 같다. 그분들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재개봉의 의미도 짚었다.
장동건도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재개봉이 의미가 있는 것이, 제가 찍은 영화들 중 제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들이 많진 않았다. 이번에 아들을 데리고 극장에서 볼 수 있어 기쁘다"라고 감회를 표했다.
지금까지도 의미가 있는 '천만 영화'라는 기록을 세운 당시를 회상하며 다시금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강 감독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개봉 전 '쉬리'로 6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고, 이후 영화 '친구'가 8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흥행했다. 현장에서 누군가가 내게 예상하는 관객 수를 묻는데, '천만이 넘겠지'라고 답했었다. 당시엔 천만이라는 단어는 입에 쉽게 올릴 수 있는 숫자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확신이 있었다"라면서도 "영화를 찍으며 자신감도 생기고, 또 함께 만드는 스태프나 주변분들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보인다고 이야기를 해주셨었다. 그런데 막상 개봉을 하고 그런 결과가 나오니까 '어떻게 천만이 넘는 관객들이 우리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일까'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여기에 영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큰 민족이라는 걸 느꼈다. 지금도 너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서 화면을 보며 환호하며 박수를 치고 잘 가고 있다는 확신을 가졌을 때가 있다. 그때부터 힘을 내며 에너지를 더 모았던 것이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한 장동건은 "당시엔 한국형 블록버스터라는 말이 나오던 시기였다. 감독님도 그러셨겠지만, 주연 배우로서 해나가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데 그날 찍은 것들을 보며 다잡고 힘을 내곤 했었다. 현장에서도 후회가 없었고, 그것이 관객들에게 잘 전달이 된 것 같다"라고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시작이 쉽지는 않았다. 강 감독이 '쉬리'를 통해 100억 제작비 시대를 열었지만, 이후 규모에 방점을 찍은 영화들이 흥행에 실패하기도 했던 것. 총 제작비 170억원이 투입된 블록버스터로 알려졌지만, 처음엔 강 감독의 사비까지 투입하며 어렵게 시작을 했다고. 강 감독은 "장동건, 원빈을 캐스팅 한 이후 촬영을 해야 했는데, 그때도 제작비가 충당이 안 됐다"면서 "이에 내가 가용할 수 있는 돈을 가지고 먼저 시작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반대를 한 영화였다. 어쩌면 미완성이 될 수도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적어도 우리 현대사에 이런 영화를 남기지 못하면 영화인으로서 직무유기라고 여기며 고집을 부렸다"라고 말했다.
"촬영 현장이 아니라, 그 시대로 돌아가 머무는 것이라고 여겼다. 진심으로 동화가 될 수 있도록 노력을 했다"며 이 영화에 담은 남다른 소신을 언급한 강 감독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담은 작품이지만, 가족 이야기이면서 희생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국 전쟁사를 다룬 영화는 많지만, 가해자-피해자로 나눈 영화였다면 지금 재개봉이 되지는 못했을 것 같다. 거기에 나오는 국수집이나 형과 동생의 관계성 등 내 이야기를 담기도 했고, 그래서 나도 더 애정이 간다. 더불어 가족의 이야기, 희생에 대한 이야기처럼 보편적인 주제를 담아 관객들이 더 좋아해 주신 것 같다. 우리의 일상 이면에는 이러한 희생이 있었다는 것은 지금의 메시지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오는 6월 6일 재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