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메이드 ‘그녀가 죽었다’, 그 시작은?[편파적인 디렉터스뷰]

3377TV정보人气:201시간:2024-05-20

편파적인 쟁점 셋
1. ‘그녀가 죽었다’ 관종과 관음의 이야기, 어떻게 시작됐나
2. 변요한 vs 신혜선, 날 선 연기 대결 체감한 소감은?
3. 나레이션·화자 전환·비호감 주인공, 과감하게 밀고 나간 이유는?
영화 ‘그녀가 죽었다’를 연출한 김세휘 감독.

작지만 알찬 영화 ‘그녀가 죽었다’(감독 김세휘)가 지난 15일 개봉해 자신만의 레이스를 시작했다. ‘그녀가 죽었다’는 훔쳐보기가 취미인 공인중개사 ‘구정태’(변요한)가 관찰하던 SNS 인플루언서 ‘한소라’(신혜선)의 죽음을 목격하고 살인자의 누명을 벗기 위해 ‘한소라’의 주변을 뒤지며 펼쳐지는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영화.

골리앗 ‘범죄도시4’에 비해 몸집은 작지만 그 가능성은 ‘다윗’ 못지 않은 이 작품에 대해 스포츠경향은 최근 만난 김세휘 감독에게 편파적인 쟁점 세가지를 물었다. 웰메이드 작품의 시작은 어디서부터였을까.

‘그녀가 죽었다’ 한 장면.

■ 쟁점1. ‘그녀가 죽었다’의 시작, 한줄의 로그라인

‘그녀가 죽었다’는 한 줄의 로그라인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제가 워낙 재밌는 얘기를 좋아하는데요. ‘어떤 남자가 시체를 발견했는데 신고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는 로그라인에서 이 이야기가 시작됐어요. 왜 신고를 할 수 없었을까. 본인이 잘못한 게 있으니까 그랬겠지? 뭘 잘못했을까. 보면 안 되는 걸 봤을 거고, 남의 집에 들어가는 직업을 가진 사람일 거다. 그래서 처음엔 구정태 직업을 열쇠수리공으로 정할까 싶기도 했어요. 그런데 많이 사라지고 있는 직업이라, 더 현실적으로 어떤 직업이 있을까. 그래서 지금의 공인중개사가 됐고, 반대로 대척점에 있는 한소라는 남들에게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보여주는 인물이지만 구정태에게 보여주기 싫은 면을 들켜야하겠구나 싶었죠. 그래서 관음(구정태)와 관종(한소라)로 엮이게 된 거고요.”

‘그녀가 죽었다’ 한 장면.

■ 쟁점2. 변요한의 ‘지질한 쌍꺼풀’이 연출에 도움이 됐다?

변요한과 신혜선의 연기차력쇼도 이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다. 김세휘 감독은 연출이 막힐 때 변요한의 일명 ‘지질한 쌍꺼풀’ 덕분에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전체리딩하는 날 저와 변요한, 신혜선, 이렇게 셋이 리딩을 하며 톤을 잡아갔는데 실제 변요한은 더 재밌는 사람이었어요. 특히 자신이 궁지에 몰리면 쌍꺼풀이 조금 지질해지거든요? 그걸 볼때마다 ‘아, 진짜 구정태 같다’ 싶어 너무 행복했어요. 같은 컷을 가더라도 테이크마다 연기 결이 다르고 매번 좋아서 A컷을 고르는 게 정말 어려웠고요. 변요한은 동물적으로 연기하는 배우인데요. 큰 줄기는 가져가되 그 안에서 여러가지 변수를 주고 스스로 놀게 만드는 스타일이죠. 반면 신혜선은 변요한과 연기결이 정말 다르거든요. 대본에 좀 더 충실하고 정석대로 준비하는 스타일이고요. 그래서 둘이 붙으면 시너지가 좋더라고요. 서로 불협화음이 이 캐릭터들과 맞닿으면서 폭발적으로 터졌죠. 그게 재밌었다고 생각했고요.”

‘그녀가 죽었다’ 김세휘 감독.

■ 쟁점3. 시나리오 작법 파괴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녀가 죽었다’는 금기에 돌파하는 신선한 작법을 보여준다. 러닝타임 전체에 흐르는 나레이션, ‘구정태’에서 ‘한소라’로 과감한 화자 전환, 그리고 비호감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기까지 하는 과감함이 작품을 더욱 흥미롭게 한다.

“비호감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을 수 있었던 건 드라마가 아닌 영화라는 장르였기에 가능했어요. 드라마라면 중간 이탈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영화라는 매체라면 부정적인 인물이 주인공이더라도 관객이 납득할 수 있고 주제를 느낄 수 있을 거로 생각했어요. 그럼에도 비정상적인 인물로만 구성하면 관객들이 이입이 아닌 경멸만 하게 되니, 자기 나름 대로 선을 만들어서 그 선은 넘지 않는다고 스스로 합리화하는 인물로 만들자 싶었고요. 거기에 유머를 넣어 호감을 생성하려고 했죠. 나레이션에 대한 고민도 많았고 반대도 많이 받았어요. 나레이션과 화자의 변화가 이 영화의 정체성인데 이걸 바꾸면 대체 뭘 가져가겠느냐고 제작사 설득을 정말 많이 했죠. 그래서 더 재밌게 시나리오를 써야만 했고요. 그래서 결국 설득이 된 거예요.”

진정, 천재 감독 다운 패기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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