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공식포스터,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편파적인 한줄평 : 묘하게 거슬리네.
우리가 사랑한 ‘퓨리오사’는 이게 아니었는데, 잘못 돌아온 느낌이다. 볼거리가 풍성해지고 이야기 가지를 늘릴 수록 묘하게 불쾌해지는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감독 조지 밀러)다.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는 문명 붕괴 45년 후, 황폐해진 세상에 무참히 던져진 ‘퓨리오사’(안야 테일로 조이)가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의 인생 전부를 걸고 떠나는 거대한 여정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2015)에서 크게 사랑받았던 ‘퓨리오사’의 프리퀄로, 그가 어떻게 시타델 소속 중무장 트레일러인 ‘전투 트럭(워 리그)’ 의 조종사가 되었는지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 촬영 장면, 사진제공|워너브러더스코리아
‘퓨리오사’의 팬이라면 궁금해할만한 이야기다. 캐릭터 자체가 매력적이라 그가 어떻게 여전사가 되었는지, 어쩌다 한쪽 팔을 잃게 되었는지조차 캐내고 싶은 전사다. 그걸 바탕으로 만들어진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인데, 어쩐지 만족감을 주진 못한다. 어린 ‘퓨리오사’가 속한 야만의 시대는 아주 적나라하게 그리지만 이에 대항하는 퓨리오사의 복수는 소소한 규모이기 때문이다. 그 탓에 박진감은 있으나 카타르시스가 터지진 못한다.
‘야만의 시대’에 대한 표현도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매우 어린 소녀 ‘퓨리오사’를 두고 ‘임모탄 조’(러치 험)와 바이크 군단을 이끄는 리더 ‘디멘투스’(크리스 헴스워스)가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는 장면이나, 임모탄 조가 어린 ‘퓨리오사’와 결혼하겠다며 감금하고, 그 구역의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여성들을 그리는 방법들도 거슬린다. ‘임모탄 조’나 ‘디멘투스’에 대한 반감을 높이고 ‘퓨리오사’를 응원하게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성공이겠으나, 그런 장면들로 인해 영화 전체적인 호감도까지 떨어지는 게 문제다. 여기에 구더기가 피는 모습을 자세히 묘사하고, 정복한 집단의 수장을 사지 찢어 죽이는 등 수위 높고 잔혹한 그림들도 많아 비위가 약한 이들이라면 장장 148분을 견디기가 수월하지 않을 수 있다.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팬으로서도 수용하기 어렵다.
강점이라면 강력한 액션신이다. 특히 전투 트럭에서 벌어지는 액션신에선 할리우드 자본주의의 엄청난 위용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무기 농장에서 펼쳐지는 액션 시퀀스도 볼 만하다. 오는 22일 개봉.
■고구마지수 : 1.2개
■수면제지수 : 1.5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