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히 사고로 조작된 살인…진실에 눈 감는 사회 꼬집어

3377TV정보人气:449시간:2024-05-27

29일 개봉 영화 ‘설계자’
속도감 있는 범죄 심리극
부족한 치밀함은 아쉬워

영화 ‘설계자’의 한 장면. 청부살인을 사고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더 큰 청부살인 조직 ‘청소부’의 존재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new우리는 뉴스를 통해 종종 누군가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이 가운데 일부는 정확한 원인을 알기 어렵고 황당한 상황도 많다. 예컨대 장신의 남성이 에스컬레이터에서 한순간 중심을 잃고 굴러 떨어져 사망하고, 지상 주차장에서 급발진한 차가 벽을 뚫고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즉사한 일 등이다. 정말 사고가 맞을까. 영화는 바로 이런 의문점에서 시작된다.

오는 29일 개봉하는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인 주인공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지난 2016년 장편 데뷔작 ‘범죄의 여왕’으로 주목을 받았던 이요섭 감독이 홍콩 영화 ‘엑시던트’(2009)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줄거리의 큰 틀은 원작과 동일하지만 등장 캐릭터를 다변화했고 부조리한 한국사회를 배경으로 하면서 현실 비판적인 측면을 한층 더 강화했다. 정보의 범람 속에서 진실을 교란시키는 존재인 사이버렉카(이슈가 생길 때마다 재빨리 짜깁기한 영상을 만들어 조횟수를 올리려 드는 유튜버) 하우저(이동휘)와 사고가 조작됐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형사 양경진(김신록)은 원작에는 없었던 오리지널 캐릭터다.

모든 사고가 조작될 수 있다고 믿는 영일에게 어느 날 자신의 아버지를 죽여달라는 한 여성이 찾아온다. 그의 아버지는 유력한 차기 검찰 총장 주성식(김홍파).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인물이라는 리스크에도 영일과 재키(이미숙), 월천(이현욱), 점만(탕준상)은 의뢰를 받아들이고, 오히려 기자들이 모인 현장에서 작전을 실행에 옮긴다. “보는 눈이 많을수록 사고를 믿을 사람도 많아진다”는 영일의 말을 통해 영화는 사건의 본질을 외면하는 언론을 꼬집는다.

이들의 설계대로 주성식이 사망하면서 작전은 성공적으로 끝나는 듯 보였지만, 사건 현장에서 재키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한다. 영일은 버스 정류장에서 재키를 봤다는 월천의 얘기에 나갔다가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버스를 발견한다. 가까스로 몸을 피했지만 때마침 그곳에 도착한 점만이 버스에 들이받혀 그 자리에서 죽는다. 점만의 죽음은 영일이 아꼈던 동료 짝눈(이종석)의 죽음을 떠올리게 하고, 자신이 ‘청소부’로 알려진 더 큰 청부살인 조직의 타깃이 됐음을 직감한 영일은 주변을 끝없이 의심하기 시작한다. “아무도 믿을 수 없다. 그게 우리가 만든 세상이겠지.”

이처럼 영일의 입장이 완전히 전복되면서 영화는 한 편의 추리극으로 바뀐다. 사건의 배후가 누구인지, 실체적 진실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는 빠른 전개로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음모를 확대 재생산하는 사이버렉카 하우저의 모습은 대중의 궁금증이 진실에 더욱 눈이 멀게 만드는 우리 사회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고스란히 비춘다. 다만 일부 사건은 살인을 사고로 조작하기 위한 설계가 다소 비현실적이거나 치밀하지 못해 몰입을 헤쳤다. 모든 의혹이 명쾌하게 씻기지 않은 채로 끝나는 결말도 아쉽다.

한편 이 감독은 “사람들은 궁금한 게 생겼을 때 알고 싶어 하는데 생각보다 진실이 가깝지 않더라. 알아내려 할수록 수렁에 빠지는 느낌을 받았다”며 “장르적인 틀 안에서 진실에 도달할 수 없을 때의 무기력함, 분노, 혼돈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차가운 얼굴로 극의 긴장감을 높인 영일을 연기한 강동원은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 소재 자체가 신선하다는 느낌이었다”며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서는 ‘이제 이런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얼굴도 생겼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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