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CJ ENM
김태곤(44) 감독과 배우 주지훈(42)이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 제작 블라드 스튜디오)로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가 독주 중인 여름 극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굿바이 싱글’로 호평을 받았던 김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는 붕괴 위기의 짙은 안개 낀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 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180억 원의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이 블록버스터를 이끄는 배우 중 한 명으로 주지훈이 나섰다.
주지훈은 극 중 인생 ‘잭팟’을 노리며 도로 위를 배회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렉카 기사 조박 역을 맡아 긴 머리 등 비주얼에서부터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꾀했다. ‘멋짐’을 모두 내려놓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오히려 재미있었다는 그는 “원래도 특정 캐릭터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다”며 웃었다.
“사실 조박이라는 인물은 극 안에서 (유머 등으로 사용되는) 아주 기능적인 캐릭터인데 그렇게 기능적으로 잘 사용된다는 것도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마음에 들었어요. 사실 저는 취향이랄 게 없는 사람이에요. 어릴 때부터 봐왔던 영화나 책 속의 다양한 캐릭터를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편이에요.”
밝은 브릿지를 넣은 충격적(?) 장발 스타일도 그의 아이디어였다. 어린 시절이었던 1990년대 초반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하던 형들”의형들” 비주얼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밝혔다.
“감독님이 오히려 너무 파격적인 것 아니냐며 주저하시더라고요. 전 상관없다고 했어요. 피팅도 다양한 옷을 해보자고 제안했죠. 제가 모델 출신이다 보니 저에 대한 어떤 선입견 때문인지 의상팀이 처음 준비했던 의상은 굉장히 패셔너블했어요. 그런데 그 의상은 캐릭터와 맞지 않는 너무 트렌디한 느낌인 것 같아 제가 고사했죠.”
사진제공 | CJ ENM
대부분의 장면을 스턴트 없이 직접 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그는 극 중 쫓아오는 실험견들을 향해 위스키를 마신 후 불을 뿜는 고난도 장면도 직접 소화했다. 제작진은 안전을 위해 CG를 제안했으나 자연스러운 감정 표현과 사실감을 위해 자처했다.
“제가 생각보다 불을 너무 잘 뿜으니까 시범 보여주셨던 차력사님이 엄청나게 놀랐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제가 너무 요령 없이 하다 보니 위스키가 침샘을 타고 들어가서 염증이 생겼어요. 한 일주일은 고생했죠. 침샘과 맞바꾼 장면이었어요. 하하!”
그럼에도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불을 뿜거나 무작정 달리는 신 류가 아닌, 트렁크에 누워 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었다. 188cm가 넘는 장신인 그는 “온몸을 구겨 트렁크에 있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돌이켰다.
“그 장면만 5일이나 찍었어요. 양반 다리를 조금만 하고 있어도 발이 저리는 데 , 그 안에서 대기하고 촬영까지 하니까 정말 어깨가 부서지는 것 같았어요. 그 어떤 액션신보다 힘들었어요. 액션신은 힘들긴 하지만 아프진 않잖아요. 그런데 트렁크 신은 어깨가 너무 아프니까 고통스럽더라고요. 그렇게 누운 상태로 계속 눈까지 위로 치켜뜨니까 뇌까지 다 아팠다니까요.힘들었다니깐요, 하하.”
관객이 극장보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더 선호하는 시대에 대작 영화를 선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크다고 솔직히 말한 그는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배우의 본분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한 작품이니만큼 많은 사랑을 받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