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파편들의 집’ 우크라이나, 위기의 아이들.. "희망은 마지막에 죽는다“

3377TV정보人气:337시간:2024-07-25

파편들의 집

<데드풀과 울버린>과 <슈퍼배드4>가 개봉된 24일, 작은 영화 하나가 같이 극장에 내걸렸다. 덴마크의 시몬 레렝 빌몽(Simon Lereng Wilmont) 감독의 <파편들의 집>(영제: A House Made of Splinters)이란 작품이다. 우크라이나의 아동보호소에 대한 다큐멘터리이다. 보호소가 있는 곳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지역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루간스크에서 불과 9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한 리시찬스크라는 도시이다. 인구는 10만 정도란다. 이곳에는 어떤 아이들이 있고, 어떤 보호를 받고 있으면, 언제까지 안전할까. 시몬 레렝 빌몽 감독은 2019년 4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이곳을 몇 차례 방문하며 아이들의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다. 작품은 전쟁이 일어나기 전에 완성되어 공개되었다. 그러니 예상한 전쟁의 포성이나 건물붕괴 같은 장면은 없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알아둬야 할 것은 리시찬스크는 이미 8년 전(2014년)부터 정부군과 친러 반군이 치열한 전쟁을 치렀던 곳이다. 줄곧 러시아가 지원하는 분리주의 운동으로 힘든 삶을 살아가던 곳이었다.

‘잔혹한 이웃’을 둔 국경지역의 사람들의 삶이 어떠한지는 짐작할 수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아동보호소는 '리시찬스크 센터'이다. 어린이의 사회/심리적 재활을 위한 보호센터이다.(Lysychansk Center for the social and psychological rehabilitation of children) 이곳으로 온 아이들은 대부분 망가진 집안에서 제대로 보호받지 못한 아이들이다. 부모들은(아버지가, 어머니가, 혹은 양쪽 다) 지독한 알코올 중독에 빠져 아이들은 방치된다. 가정폭력에 노출되고 아이들은 집안에서 집밖에서 학대 당한다.그런 아이들이 9개월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자신의 다음 운명을 기다려야 한다. ‘술을 끊고, 정신 차린’ 부모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든지, 기꺼이 데려갈 위탁가정을 기다리든지, 아니면 국영 고아원으로 보내지게 되는 것이다.

카메라는 줄곧 보호소 내부의 아이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가끔 보호소 건물 전경을 보여줄 때는 동부 우크라이나 소도시의 황량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받는다. 이곳의 아이들은 대부분 알코올 중독의 부모에게서 내팽개쳐진 아이들이다. 전화기에 매달려 애타게 엄마를 찾는다. ‘술이 깬’ 엄마가 자기들을 다시 불러주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단다. 실망하고, 절망한다. 사회복지사들은 그야말로 헌신적으로 이들 아이들을 보듬고, 보살펴준다.

파편들의 집

아이들은 하릴없이 시간을 보낸다. 부모가 와서 자기를 데려가기를, 좋은 사람이 나타나서 데려가 주기를 하염없이 바라지만, 곧바로 좌절한다. 어떤 아이는 몸에 낙서를 하고, 문신을 하고, 숨어서 담배를 피며, 몰래 빠져나가 나쁜 짓을 하다가 경찰에 잡혀 다시 끌려오기도 한다. 불안한 아이는 자신의 미래를 어쩌면 알고 있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밤에 모여 LED수정구슬을 켜고는 미래를 점치는 놀이를 하는 장면이 있다.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너는 알코올 중독자가 될 것이고, 말년에 노숙자가 될 것이면, 너의 아이들은 고아원에 갈 것이야”라며 웃는다.

오랫동안 이곳에서 이런 가족과 이런 아이들을 돌본 사회복지사의 이야기는 슬프다. 알코올 중독 부모가 술을 끊고 아이를 다시 데리러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대신, 이곳에 왔던 아이들이 나이가 들어 자신도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아이를 이곳에 보낸다고.

파편들의 집

시몬 레렝 빌몽 감독은 전작 ‘The Distant Barking of Dogs’을 찍을 때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 위기에 몰린 아이의 상황을 알게 되었고, 우크라이나 조감독 아자드 사파로프와 함께 아동보호소들을 조사하기 시작했고, 작품에 담았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질까. 이곳은 (2014년)전쟁 이후, 지속적인 혼란을 겪고, 경제는 무너지고, 실업률은 증가하며 가정이 해체되고 있단다. 영화를 보고 나면 지금의 리시찬스크 센터 상황이 궁금해진다. (2022년) 러시아는 곧바로 진격해 들어왔고, 아이들은 그날 바로 안전한 곳으로 빠져 나갔단다. 서부로, 유럽국가로. 지금 그곳은 러시아군 통제(점령)아래에 있다.

영화에 마지막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희망은 제일 마지막에 죽는다".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말아야할 것 같다. 우크라이나의 현재만큼 미래도 걱정되는 영화이다.

[사진=필름다빈]

사이트의 모든 비디오 및 이미지는 인터넷에서 수집되었으며, 원 저작자에게 저작권이 있습니다. 이 웹 사이트는 리소스 저장을 제공하지 않으며 녹화, 업로드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Copyright © 2024 www.jokeol.com All Rights Reserved
Telegram:@wgba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