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아 영화 대표'에서 내려왔나...칸영화제에서 일본·중국만 떴다

3377TV정보人气:474시간:2024-05-21

일본 영화 '8월의 광시곡' 포스터 활용
애니 제작사 지브리는 명예황금종려상
최근 부진했던 중국은 5편 초대돼 강세
프랑스 여배우 주디스 고드레가 지난 16일 프랑스 남부 도시 칸의 '팔레 드 페스티벌' 앞에서 여성 폭력 방지 협회에 속한 여성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뒤 건물에 붙은 사진은 제77회 칸국제영화제의 포스터다. 칸=AFP 연합뉴스

지난 20일 밤 9시 30분(현지시간) 해가 지자 프랑스 남부 도시 칸 해변가는 극장으로 변신했다. 지중해를 등지고 모래밭 위에 세워진 대형 스크린 위로 일본 애니메이션 ‘게드전기: 어스시의 전설’(2006)이 명멸했다. 일본 애니메이션 ‘붉은 돼지’(1992)가 바통을 이어 상영됐다. 관객들은 파도 소리를 들으며 옛 영화의 정취에 빠져들었다.

두 영화는 스튜디오 지브리 작품이다. ‘게드전기’는 미야자키 고로 감독이, ‘붉은 돼지’는 미야자키 감독의 아버지(미야자키 하야오)가 각각 연출했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지난 14일 제77회 칸국제영화제 개막식에서 미국 배우 메릴 스트리프, 미국 감독 조지 루카스와 함께 명예황금종려상을 받았다. 명예황금종려상은 평생공로상에 해당하는 상으로, 기관이 수상한 것은 스튜디오 지브리가 최초다. 이날 야외 상영은 스튜디오 지브리에 대한 헌정 행사였던 셈이다.

프랑스 칸영화제, '일본 영화제' 방불케 해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미야자키 고로가 지난 20일 스튜디오 지브리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상영을 앞두고 열린 시상식에서 스튜디오 지브리를 대표해 명예황금종려상을 받은 후 기뻐하고 있다. 칸=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칸영화제는 일본 영화가 주인공이라 해도 무방하다. 칸 곳곳에서 마주할 수 있는 포스터는 일본 영화 ‘8월의 광시곡’(1991)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등장인물들이 한여름 밤 나란히 앉아 달을 바라보는 장면에 달 대신 칸영화제 로고를 넣었다. ‘8월의 광시곡’은 ‘일본 영화 천왕’이라 불렸던 구로사와 아키라(1910~1998) 감독 작품이다. 리처드 기어가 출연한 영화로 원자폭탄 투하 피해를 입은 일본 나가사키 지역 주민을 통해 반전 메시지를 전한다. 구로사와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인 ‘7인의 사무라이’(1954)는 개봉 70주년을 맞아 복원판이 칸클래식 부문에 초청됐다. 올해 칸영화제 포스터는 구로사와 감독에 대한 존경이 담겨 있는 셈이다.

제77회 칸국제영화제 포스터. 칸국제영화제 제공

일본 영화의 강세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영화 ‘어느 가족’(2018)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고, ‘브로커’(2022)로 송강호에게 남자배우상을 안겨줬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칸을 다시 찾았다.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오쿠야마 히로시 감독의 ‘마이 선샤인’이 초대장을 받기도 했다.

"한국, 일본 말고 중국도 있다"...기지개 켠 중국 영화

배우 정해인(왼쪽부터)와 황정민, 류승완 감독이 20일 밤 제77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서 영화 '베테랑2'가 세계 최초로 상영된 후 박수가 쏟아지자 환히 웃으며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칸=뉴스1

중국 영화의 약진도 눈길을 끈다. 지아장커 감독의 ‘풍류일대’가 경쟁 부문에, 구안후 감독의 ‘검은 개’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로예 감독의 ‘완성되지 않은 영화’가 특별 상영 부문에 각각 초청됐다. 홍콩 영화 ‘쉬즈 갓 노 네임’(감독 천커신, 비경쟁 부문), ‘월드 인’(감독 소이청,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까지 포함하면 범중국 영화는 5편이나 된다. 최근 3, 4년 동안 칸영화제에서 찬밥 신세였던 중국 영화가 되살아난 분위기다.

일본과 중국 영화의 선전은 한국 영화의 부진과 대조된다. 한국 영화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의 영화 인생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청년, 동호’가 칸클래식 부문에, 임유리(한국예술종합학교) 감독의 ‘메아리’가 학생 단편 경쟁 부문인 ‘라 시네프’에 초청됐다. 예년에 비해 재감이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칸에서 만난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한국 영화가 최근 몇 년 동안 아시아를 대표해 왔는데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형국”이라며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도록 대책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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