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원빈과 함께” 한국영화 역사 쓴 ‘태극기 휘날리며’ 감동의 20주년 [종합]

3377TV정보人气:526시간:2024-05-30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뉴스엔 장예솔 기자] 1170만 명의 관객수를 돌파하며 한국 영화 두 번째로 천만영화 기록을 쓴 '태극기 휘날리며'가 20년 만에 재개봉한다.

5월 3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감독 강제규)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강제규 감독과 장동건이 참석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잊을 수 없는 1950년 6월, 두 형제의 갈등과 우애 그리고 전쟁의 비극을 그린 작품. 개봉 20주년을 기념해 4K 리마스터링 된 버전으로, 오는 6월 6일 현충일에 재개봉해 관객들을 다시 만난다.

6.25 전쟁을 배경으로 한 액션 블록버스터 '태극기 휘날리며'는 2004년 개봉 당시 첫 주 관객 177만 명, 한국영화사상 최단기간 천만 관객 돌파 등의 신기록을 세우며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제40회 백상예술대상, 제25회 청룡영화상, 제50회 아시아 태평양 영화제 등 유수의 시상식에서 수상해 작품성을 입증했다.

강제규 감독 (사진=뉴스엔 DB)

장동건은 동생을 징집해제 시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진태' 역을, 원빈은 갑작스레 전쟁터에 떨어진 동생 '진석' 역을 맡아 흡입력 있는 연기력을 선보였다. 특히 장동건과 원빈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통해 국민 배우 자리에 올랐다.

이날 강재규 감독은 20주년을 맞아 재개봉한 소감을 묻자 "사실 늘상 하는 이야기지만 세워이 너무 빠르다. 오랜만에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봤는데 얼마 전처럼 내가 현장에서 모니터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 스태프와 배우들과 같이 땀을 흘리고 교감하고 시간을 나누고 아무리 찍어도 끝이 없는 그 당시가 생각이 났다"고 털어놨다.

이어 "촬영 회차가 150회였다. 사계절 내내 너무 고생하면서 찍은 기억들 때문에 지금도 현장에 있는 느낌이다. 그런 생생함이 마음 속에 뜨겁게 남아있는데 벌써 20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고 새롭다"며 "고등학교 졸업 이후 못 봤던 옛날 친구를 다시 보는 것 같다. 어떻게 변했는지 내가 20년 전에 기억했던 이 친구가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궁금했다. 여러분들도 그런 관점에서 이번 재개봉을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덧붙였다.

장동건 (사진=뉴스엔 DB)

2004년 개봉한 작품이기에 현재 10~20대에게는 조금은 익숙하지 않을 터. 강제규 감독은 "10~20대가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전혀 없었을 거다. 근데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한국전쟁을 디테일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 이번 기회에 10~20대 관객이 관심 있게 봐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장동건 역시 "현장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감독님 오랜만에 뵙고 말씀드렸지만 세월이 빠르다는 게 실감이 안 날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으로 재개봉이 의미 있는 게 제가 찍었던 영화들 중에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았다. 이번에 재개봉해서 아들을 데리고 극장에서 같이 볼 수 있는 영화가 생겨서 너무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또 다른 주역 원빈은 20주년 재개봉 기자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원빈의 불참을 아쉬워한 강제규 감독은 "해외 출장 중일 때 재개봉 소식을 들었다. 적어도 동건 씨와 원빈 씨가 참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연락을 취했는데 원빈 씨는 요즘 활동을 안 하다 보니 연락한 지 4~5년 됐다. 전화번호도 바뀌었더라"고 털어놨다.

"이번에 제대로 소통이 돼서 같이 자리했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다"고 재차 밝힌 강제규 감독은 "20주년이고 제천영화제에서도 자리를 마련하려고 준비하는 과정이라 그때는 사전에 연락해서 함께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원빈 (사진=뉴스엔 DB)

장동건은 촬영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묻는 질문에 북한군 장교로 특별출연한 최민식 이야기를 꺼냈다. 장동건은 "최민식 선배님이 '올드보이' 개봉을 앞두고 영화 잡지 표지를 촬영하러 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극 중에서 진태와 권총 한 자루를 두고 몸싸움하지 않나. 합이 잘못 맞아서 총을 최민식 선배님 얼굴에 쏜 적 있다"며 "최민식 선배님이 컷할 때까지 참고 계셨다. 컷이 되고 나서야 파편이 박힌 얼굴을 닦으셨다. 개인적으로 너무 죄송하고 흔쾌히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최선을 다해 촬영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금 같았으면 그런 안전사고가 덜했을 거다. 태국에서 4개월 정도 촬영하다 한국에 들어온 지 한 달 됐는데 총격신이 많이 나온다. 요즘은 가스총이 있어서 쏘면 반동은 있되 불빛만 나가더라. 가가운 곳에서 쏴도 안전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 이번에 촬영하면서 최민식 선배님 생각이 많이 났다. 죄송했다고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20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영화. 감독과 배우에게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장동건은 "20년이 지나도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은 영화다. 앞으로도 한국전쟁을 다룬 영화의 바이브로서 관객들의 기억에 남아준다면 출연한 배우로서 굉장히 영광일 것 같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강제규 감독은 "'은행나무 침대'나 '쉬리'는 순수 창작 영화다. 그런 영화들은 그런 영화대로 가치가 있다. 역사를 다룬 영화 역시 꼭 기억하고 건드리고 같이 공유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중에 한국전쟁은 우리가 두고두고 살아가면서 기억해야 한다. 이로 인해 우리가 어떤 영향을 받았고, 미래에는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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