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 배급사 CJ, 리메이크 제작 참여
올해 3분기 촬영 돌입…리메이크 제목 '부고니아'[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한국 영화 ‘지구를 지켜라!’(감독 장준환)가 미국에서 리메이크를 확정 짓고, 거장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연출 소식 및 엠마 스톤의 출연을 공식 발표했다. 특히 원작의 배급사인 CJ ENM이 미국 리메이크 작품에 공동 제작사로 참여할 예정으로 할리우드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구를 지켜라!’는 2003년 국내에서 개봉한 장준환 감독의 데뷔작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리쉘국제판타스틱영화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도코필맥스 등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리메이크 작의 제목은 ‘부고니아’(BUGONIA)로, 음모론에 사로잡힌 두 명의 주인공이 유명 제약 회사의 냉혈한 CEO를 행성 지구를 파괴하려는 외계인이라고 확신하고 납치하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섯 번이나 후보로 이름을 올린 거장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은다. 여기에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 작품 ‘가여운 것들’로 제96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이 합류해 또 한번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호흡을 맞춘다. 애플TV ‘플라워 킬링 문’, 넷플릭스 ‘파워 오브 도그’에 출연하며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로도 선정된 제시 플레먼스까지 합류해 기대감을 높인다.
‘부고니아’(BUGONIA)의 제작은 CJ ENM과 더불어 아리 애스터 감독의 스튜디오 ‘스퀘어 페그’,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계속해서 협업해오고 있는 ‘엘리먼트 픽처스’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투자/배급은 유니버설 픽처스 산하의 ‘포커스 피처스’가 맡는다.
CJ ENM은 4년 여 전 영어 리메이크 기획에 착수해 원작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소재를 살리면서도 시의성 있는 스토리를 가장 잘 구현해내고자 유수의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업을 추진했다. ‘유전’의 아리 애스터 감독은 평소 좋아했던 ‘지구를 지켜라!’에 관심을 가지며 CJ와 공동으로 이번 리메이크 작품의 기획 개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또 HBO 드라마 ‘석세션’ 집필에 참여했던 윌 트레이시(Will Tracy)가 시나리오 개발에 합류했다. 이후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 프로젝트에 대해 여러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먼저 참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CJ ENM 고경범 영화사업부장은 이번 리메이크와 관련해 “20년 전에 충분히 평가받지 못한 장준환 감독의 시대를 앞서 간 상상력을 이 시대에 맞게 되살려내려는 의도로 기획을 시작했고, 재능있는 창작자들과 배우들이 하나씩 이 뜻에 동참하여 합류하면서 이제 전 세계 관객들에게 재평가받을 수 있게 됐다”며 “한국영화계의 소중한 자산을 널리 알려 한국영화인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CJ ENM은 ‘패스트 라이브즈’에 이어 연이은 글로벌 협업 사례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으며, 이번에도 할리우드 화제작에 참여하며 글로벌 영화 산업의 키 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입증했다.
한편, ‘부고니아’(BUGONIA)는 올해 3분기에 촬영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