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활명수
한국에 온 남미 원주민 3명 타향살이의 애환·성장 묘사
최소한의 선의
사회에 맞서는 여고사·여고생
아이·학업 모두 지킬 수 있을까
럭키, 아파트
정체불명의 악취 발생한 집
원인 추적 중 벌어지는 갈등이번 주 극장가에서는 저마다의 메시지를 담은 한국영화들이 관객들을 기다린다. 천만영화 ‘극한직업’ 속 코믹호흡으로 사랑받은 류승룡·진선규 배우가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의 이야기를 그린 ‘아마존 활명수’로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임신을 소재로 두 여성의 깊은 연대를 그린 ‘최소한의 선의’와 소수자를 향한 차별과 혐오를 가감 없이 담아낸 ‘럭키, 아파트’도 깊은 울림을 전한다.
◇영화=아마존 활명수
■아마존 활명수=양궁 국가대표 메달리스트였지만 지금은 집에서도, 직장에서도 구조조정 1순위인 ‘진봉(류승룡)’. 회사에서 준 마지막 기회를 잡기 위해 아마존으로 향한다.
죽을 고비를 넘기고 도착한 아마존. 그곳에서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 ‘시카’, ‘이바’, ‘왈부’를 만난 진봉은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다.
순도 높은 웃음과 휴머니즘을 목표로 한 영화는 아마존 원주민이라는 이색적인 등장인물을 작품 전면에 내세우되, 그들을 희화화하지 않기 위해 오랜 고민을 이어왔다. 등장인물들의 한국어 발음은 어눌할지라도, 그들의 주 언어인 ‘과라니어’는 실제 사용자들과 동일하게 들리도록 원어민들에게 감수와 교육을 받았다.
얼핏 좌충우돌 철 없어 보이는 인물들이지만, 타국에서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그들의 고민과 성장을 풀어내며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했다. 코미디와 휴머니즘을 오가며 확장되는 영화. 활의 명수 3인방과 진봉, 빵식은 그들의 마지막 남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12세 관람가. 113분.
◇영화=최소한의 선의
■최소한의 선의=난임이라는 부부의 고민을 가진 고등학교 교사 ‘희연(장윤주)’. 겉보기엔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지만,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스트레스를 줄여보고자 고3 대신 고1 담임을 맡고, 집 인테리어도 새롭게 하지만 크게 변하는 것은 없다. 계속되는 임신 실패에 점점 힘들어질 때 들려온 반 학생 ‘유미(최수인)’의 임신 사실.
임신한 학생의 등교를 허용할 수 없다는 학교의 입장 속에 고민이 깊어지는 희연은 담임으로서 유미의 상황을 정리하려고 한다. 아이를 낳아 키우겠다는 유미의 선언에도 아이를 포기할 것을 강요하는 어른들.
누구보다 아이를 원하는 희연 역시 유미의 일 앞에서는 입장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자꾸만 감정적인 선을 넘어오는 유미로 인해 더욱 마음이 복잡한 희연. 그녀는 결국, 유미의 단 하나뿐인 편이 되어 주기로 결심한다.
아이도, 학생의 신분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유미의 꿈을 지키기 위한 두 사람의 연대. 서로 다른 상황에 놓인 두 여성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이 지녀야 할 ‘선의’의 역할과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져온다. 12세 관람가. 110분.
◇영화=럭키, 아파트
■럭키, 아파트=영끌로 마련한 아파트는 동성 연인 ‘선우(손수현)’와 ‘희서(박가영)’가 꿈에 그린 보금자리다. 하지만 선우는 예기치 못하게 일자리를 잃고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 다리까지 다친다.
혼자 대출이자를 떠안게 된 희서의 불안이 증폭될수록 둘 사이의 희망은 옅어지고, 관계는 조금씩 삐걱대기 시작한다.
게다가 언제부터인가 아파트를 감도는 악취 때문에 두 사람은 극도로 예민해지고, 선우는 악취의 원인을 파헤친다.
코를 찌르는 악취에서 누군가의 죽음을 떠올린 선우. 냄새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그의 행동은 아파트 값이 떨어질까 전전긍긍인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결국 주민 간 충돌을 빚는다. 콘크리트 벽을 뚫고 악취가 새어나오듯 아파트에 얽힌 사람들의 탐욕은 어느덧 아파트 단지를 가득 메운다.
두 사람의 따뜻한 보금자리였던 아파트, 그 밑에 깔린 불쾌한 욕망들을 비추며 영화는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의 민낯을 비춘다. 12세 관람가. 9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