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리뷰] 선택과 집중이 낳은 최고의 결과물 ‘탈출’..그리운 이선균

3377TV정보人气:18시간:2024-07-09

사진=CJ ENM 제공

“손댈 수 있는 부분은 끝까지 만졌다.“ (제작자 김용화 감독)

끊임없는 세공의 성과이자 선택과 집중이 낳은 최고의 결과물이다. 첫 촬영부터 후반작업을 거쳐 개봉까지 4년. 드디어 세상 밖으로 나온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가 완성도 높은 재난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영화는 제목 그대로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위기로부터 ‘탈출’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사건의 발단이 되는 재난은 짙은 안개로 인한 공항대교 연쇄 추돌 사고. 이어진 폭발 사고로 다리는 순식간에 붕괴 위기에 놓이고 그곳을 지나가던 모두가 대교 위에 갇힌다. 하나둘 상황 파악을 하는 사이 극비리에 이송 중이던 ‘프로젝트 사일런스’ 군사용 실험견들이 풀려나고, 한순간에 모든 생존자가 실험견들의 타깃이 되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된다.

공항대교에 갇힌 핵심 인물은 크게 다섯 팀. 안보실 행정관 정원(고 이선균)과 딸 경민(김수안), 렉카 기사 조박(주지훈)과 반려견 조디, ‘프로젝트 사일런스’ 책임 연구원 양 박사(김희원), 프로 골퍼 유라(박주현)와 언니 미란(박희본), 치매 아내 순옥(예수정)과 남편 병학(문성근)으로, 이들의 이야기는 분량에 따라 교차 진행된다.

‘탈출’의 강점은 군더더기를 모두 쳐낸, 불필요한 장면이 하나도 없는 깔끔함에 있다. 최근 K-재난물들이 재난 구조에 취업난, 부동산 등 한국의 현주소를 덧대 사회적 함의로 귀결됐다면, ‘탈출’은 재난물이란 장르의 스펙터클에 집중한다. 물론 컨트롤타워가 등장하긴 하나 무능력, 무책임한 정부를 향한 호소나 사회 구조적 모순을 지적하는 등의 지루한 대목은 최소화했다. 여기에 게임 스테이지를 연상케 하는 재난의 연속성과 의외성이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성실히 수행해 내며 관객을 흡수한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스틸 / 사진=CJ ENM 제공

그렇다고 재난을 단순 전시한 건 아니다. 재난영화란 장르적 외피 안에는 보통 사람의 삶이 묻어있다. 영화는 탈출 액션만큼이나 가족애 회복 서사에 무게를 실으며 탄탄한 드라마를 구축한다. 논쟁적인 사회적 질문을 차단하는 대신, 개개인의 생존기를 가족의 가치, 휴머니즘으로 매끄럽게 전환시키며 적당한 양의 감동을 안긴다.  

VFX(시각특수효과)는 기대를 뛰어넘는다. ‘탈출’은 재난의 출발지인 짙은 안개부터 연쇄 폭발, 붕괴되는 다리 등 재난 광경을 실감 나게 시각화됐다. 우려했던 군견 에코 역시 부대끼지 않는다. 물론 실존하는 개와는 확실히 간극이 있지만, ‘같은 모체의 체세포로 얻은 복제 동물’이란 설정으로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가족애를 핵심 정서로 삼지만 고 이선균, 주지훈의 투톱 영화인 만큼 이들의 연기가 가장 돋보인다. 조박 역의 주지훈은 영화의 숨구멍으로 착실히 기능한다. 그는 재난영화 특유의 무게감이 관객을 짓누를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 피로감을 상쇄시킨다. 장르 특성상 큰 웃음을 주진 않지만, 불발되는 웃음도 없다. 고 이선균은 그립다. ‘탈출’로 처음 여름 블록버스터 주인공이 된 그는 매끄럽게 영화 안팎의 사람들을 이끈다. 안보실 행정관으로서 대범하게 결단하고 딸을 지키기 위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두 얼굴 모두 흠잡을 곳 없다. 그래서 그의 부재가 더욱 아쉽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 초청작으로, ‘굿바이 싱글’ 김태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2일 개봉. 15세 관람가.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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