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무휴 24시간 작업 가능, 1년 안에 100% AI 영화 나온다"

3377TV정보人气:962시간:2024-07-04

AI 전문가 데이브 클락,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서 워크숍 진행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 전 열린 AI워크숍에 멘토로 나선 데이브 클락.ⓒ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챗GPT를 필두로 불붙었던 AI(인공지능) 관련 열풍이 영화로 빠르게 번지고 있다. 과연 장밋빛 미래일까. 지난해 7월부터 이어진 할리우드 영화 산업 노조의 장기 파업은 그 우려를 방증하는 사례다. 분명한 건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요 글로벌 제작사, 그리고 칸 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들이 AI 영화에 문을 열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가 발 빠르게 이런 흐름을 반영했다. 지난 3일부터 오는 5일까지 이어지는 'AI워크숍'에선 이 분야의 선구자 격인 데이브 클락이 참석해 강연 및 멘토링을 진행한다. 3일 오전 강연, 오후 멘토링에 참여한 그를 경기 부천시 웹툰센터에서 만날 수 있었다.
 
AI 프로그램 직접 써보니
 
모친이 한국인인 데이브 클락은 2006년부터 인텔, 휴렛팩커드(HP), 펩시 등의 광고를 맡으며 일찌감치 AI 기술에 눈을 떴다. 세계 최초 AI 제작자 커뮤니티인 큐리어스 레퓨지 소속 강사이기도 하다. 그가 만든 단편 <어나더>, 그리고 영화 <바비>와 <오펜하우어>를 합성해 만든 2분짜리 예고편 <바벤하이머>는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AI워크숍 참가자 앞에 선 데이브 클락은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품질은 획기적이라는 말보다 더 큰 수식어가 필요하다"며 확신에 찬 어투로 말했다. 그는 직접 여러 문장을 입력하며 문장이 이미지화되고, 그 이미지가 동영상이 되는 과정, 문장이 영화음악이 되는 과정을 시연했다. 그는 "챗 GPT를 이용해 단 일주일 만에 영화 시나리오 초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며 "연중무휴 24시간 작업시킬 수 있고, 마블 시리즈 같은 거대 영화에 든 예산의 절반 수준으로 비슷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제조사인 런웨이는 최근 생성형 AI 영화 프로그램 젠3(GEN3)를 출시하며 데이브 클락 감독의 <바이킹 누아르>를 공개한 바 있다. 데이브 클락이 워크샵 현장서 예고편을 틀었다. 실제 카메라로 찍은 듯 자연스러운 액션에 참가자들은 저마다 휴대폰을 들고 촬영하며 현장을 기록하기도 했다.

데이브 클락은 "이런 기술이 두려울 수도 있지만, 창의적인 사람들은 모험가라고 생각한다"며 "AI 기술이 영화 산업을 어디로 이끌지 보고 싶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존 윅3 : 파라벨룸>의 시각효과 감독과 협업 중인 <닌자 펑크>라는 작품을 언급하면서 "영화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이 기술과 도구를 잘 이해한다면 프롬프트(명령어) 만으로 누구도 만들 수 없는 방식의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후 멘토링 자리에선 60명의 참가자들이 16개의 팀으로 나뉘어 직접 생성형 AI 툴을 사용해 봤다. 해당 팀들은 5일까지 직접 기획하고 작성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단편영화를 완성해야 한다. 작품들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기간 중 공개된다.
 
"아... 이거 안 되는데 확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
"알았다! 리프레이밍을 쓰면 될 것 같아!"
 
전원이 독립애니메이션 감독으로 구성된 '에이 아기'(AI 기술 초심자라는 뜻)팀은 <최후의 만찬>이라는 작품 작업에 한창이었다. 멸망한 지구에 남은 단 한 명의 인간과 모기가 벌이는 사투를 다룬 이야기란다. 주어진 주제가 SF와 환경이었기에 거기에 맞춰 세 감독이 함께 시나리오를 쓰고, 작업 또한 세 등분해 각자 맡은 컷을 공유하고 있었다.
 
세 사람 모두 생성형 AI 툴 사용은 처음이었다. 송하연 감독은 "아무래도 애니메이션 작업이 손이 많이 가는데 이번 기회에 AI와 친해져 보기 위해 신청했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AI 기술에 두렵진 않은지 묻자 박유선 감독은 "이대로 AI에 당할 수 없다. 양가감정이 들긴 하는데 제가 한번 잘 다뤄볼 수 있는지 궁금하기도 했다"고 웃으며 답했다.
 
AI 영화의 핵심 중 하나는 생성한 이미지들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다. 비슷한 명령어를 넣어도 생성되는 이미지들이 각양각색이고, 비슷한 이미지가 나왔다고 해도 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이어붙이는 데엔 정교한 명령어가 필요해 보였다.

노경무 감독은 "수분짜리 짧은 예고편이나 홍보 영상엔 확실히 좋은 수단일 수는 있는데 AI로 장편을 만드는 건 아직 무리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송하연 감독 또한 "우리가 아직 툴을 잘 다루지 못하기도 하지만, 좀 더 정교한 작업의 경우 AI나 기존 작업 방식이나 시간이 크게 차이 날 것 같진 않다"고 했다.

"전례 없는 빠른 발전 속도가 핵심"
   3일 경기 부천시 웹툰센터에서 진행된 AI워크숍에 참가한 '에이아기' 팀. 세 명 전원이 독립애니메이션 연출자로 구성됐다.ⓒ 이선필
  
멘토링 후 만난 데이브 클락은 "10년 전 제가 AI 기술로 이런 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다들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할리우드 특정 제작사에 국한됐던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도 이젠 더 많은 사람들이 만들 수 있을 것이다. AI 기술이 영화 산업을 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제가 광고 일을 할 때 세 아이의 아빠로, 아내의 남편으로 시간을 그들과 더욱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제 배경이 영화 제작이라 AI 언어를 남들보다 빠르게 익힐 수 있었다. 물론 두려움도 있었다. 영화 산업에서 일하고 있는 제 동료들과 제 직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몰랐으니까.
 
그리고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에 어떤 변화를 줄지 모르니 AI를 사용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다른 분들 생각에 공감한다. AI가 영화 산업을 파괴할 것이라는 말도 있는데, 그럴수록 반대편으로 건너와 경쟁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배를 두려워하기보다 직접 배를 운전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우리가 아는 저명한 사람들 대부분은 본인이 직접 운전하며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할리우드 배우 톰 행크스가 한 보험 광고에 등장해 논란이 된 일이 있다. 차 사고를 당하는 톰 행크스의 모습이 너무도 젊었는데, 해당 영상이 AI 기술을 활용한 것임이 드러난 것. 톰 행크스는 SNS 계정에 "그 광고와 난 아무 관계가 없다"고 올린 바 있다. 공교롭게도 톰 행크스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신작 <히어>(HERE)에 AI 기술로 배우의 얼굴을 점점 젊게하는 장면이 담겨 있기도 하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실제 많은 미국 독립영화인들은 AI로 여러 실험을 하고 있다. 제가 좋아하는 제작사인 A24는 <시빌 워> 홍보 포스터를 AI로 만들었다. 아마 1년 안에 100% AI 영화가 나올 것이다. 그럼 부천국제영화제에도 출품될 지도 모른다(웃음). 젠2에서 젠3로 넘어가는 데 1년이 채 안 걸렸다. 두려우면서도 고무적인 사실이다. 향후 짧은 시간 안에 포토 리얼리즘까지 갈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젠4에 아마도 촬영 중인 공간 자체를 변화시키는 기술이 담길지 모를 일이다."
 
물론 긍정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과거 3D나 현재 XR과 VR(가상 현실) 기술처럼 변죽만 울려놓고 실제로 영화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판계에서 뜨거운 감자인 생성형 AI 기술로 만들어진 작품의 저작권, 지적재산권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3D나 XR 기술은 천천히 발전해왔다. 그에 비하면 생성형 AI는 지난 1년간 10~20년 치 발전 속도였다. 전례 없는 기술이고, 게임 체인저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여러 분야에서 실업 상황도 우려하고 있는 것일 테다. 지금까진 AI 생성 영화가 서브 장르처럼 구분돼 있는데, 궁극적으로 영화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두고 우리가 더 이상 애니메이션 영화로 부르지 않고 영화라고 하듯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인간이 창조한 이야기로 AI가 시각화했다면 기본적으로 창작자에게 권리는 귀속된다고 생각한다. 제가 알기론 현재 법에서 AI의 도움을 빌리더라도 인간 주도적이면 사용자에게 귀속되는 걸로 안다. 그리고 특정 배우들의 모습을 빌려왔다면 초상권 또한 그들에게 지급해야 한다.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말이다. 다만 아직 이런 논란이 본격화하진 않았는데, 수면 위로 작품이 올라와야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은 즐거운 삶을 위해 사용돼야"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 전 열린 AI워크숍에 멘토로 나선 데이브 클락.ⓒ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할리우드 배우 조합 파업 등 영화 산업 위기를 자초할 것이라는 우려에 데이브 클락 또한 고민이 있었다. 그는 "이기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미래를 향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술은 인간을 발전시키고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해왔다"고 답했다.
 
"제 개인 배경을 보면 빈곤한 시절이 있었다. 영화를 찍고 싶어도 카메라가 없어서 폴라로이드로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빈곤한 환경에서도 크리스토퍼 놀란 같은 감독이 나올 수 있어야 한다. AI 기술이 그런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이를 먹으며 점점 많은 생각이 드는데 15시간 넘게 세트장에서 일하다가 귀갓길에 사망했다는 동료 소식을 들으면서 참담하기도 했다. 기술로 고통받아선 안 된다. 인간이 의미 있고 즐거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잘 사용돼야 한다."
 
데이브 클락은 < Below 봉화 >라는 작품을 한국 배우, 스태프와 협업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불가사리라는 한국 민담 속 괴물을 차용한 공포 영화다. "실사 영화였다면 들었을 예산의 절반으로 찍을 수 있다. 실제 배우의 목소리와 AI 기술을 접목한 포토 리얼리즘 영화가 될 것"이라며 "개인적 꿈이지만 송중기·이민호·현빈씨 등과 작업해보고 싶다. 그리고 정말 당연한 이야기지만 봉준호·이창동·박찬욱 감독님도 함께 해보고 싶다. <올드보이>를 보고 영화의 꿈을 키웠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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