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도연 “오승욱 감독 영화같지 않아서 당황스러웠다” (영화 '리볼버')

3377TV정보人气:631시간:2024-08-06

전도연

<접속>에서 <해피엔드>, <하녀>에서 <길복순>까지. 수많은 작품에서 ‘연기자’의 낙인을 찍었던 전도연이 오승욱 감독의 신작 <리볼버>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낸다. <리볼버>에서 전도연은 비리경찰 하수영을 연기한다. 조직의 비리를 혼자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갔다 온 뒤, 입막음의 대가로 약속받았던 돈과 아파트를 받기 위해 ‘리볼버’와 ‘삼단봉’을 들고 무소처럼 달려간다. 전도연을 만나 ‘오승욱표 리볼버’와 ‘전도연의 리볼버’의 차이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리볼버>를 시사회에서 본 소감은?
▶전도연: "당황스러웠다. 시사회 때 보니 블랙코미디였다. 이렇게 웃긴 영화였나 생각이 들더라. 8월 개봉 시점에 맞춰 그렇게 만든 것 같다. 촬영할 때는 이렇게까지 재밌는 영화인줄 몰랐다. 새롭게 본 것 같다. 약간 여자버전의 ‘무뢰한’ 같은 느낌이 들어 조심스러웠다. 오승욱 감독이랑 전작을 같이 했기에 이걸 내가 하는 게 맞는 걸까 그런 생각을 했다. <무뢰한>과 비교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했다.“

Q. 작품에 대한 갈증이 있었고,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고 했었다.
▶전도연: "<길복순> 하기 전이라 작품을 탐하던 시기였다. 뭐든 하고 싶은데 할 수 있는 작품이 없었다. 오승욱 감독이랑은 작품을 해봐서 만만하기도 했고, 같이 하기가 수월할 것 같았다.(하하) 그동안 어둡고 무거운 작품을 했기에 같이 밝고 경쾌한 저예산영화 찍자고 그랬는데 시나리오 받아보니 이 사람은 밝고 경쾌한 영화는 안 되는 사람이네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렇게 나오니 당황스러웠다.“

Q. <무뢰한>과 다르게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전도연: "감독은 아니라고 했지만 <무뢰한> 이미지를 지울 수가 없었다. 일단은 좀 건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감정을 많이 걷어내자고 막연하게 생각하며 ‘하수영’이라는 인물에 접근했다. 영화에 나오는 위스키나 점퍼는 감독의 취향이 시나리오에 묻어있는 것이다. 그게 정해진 상태에서 단조로울 것 같았다. 촬영할 때 수영이 감정을 너무 드러내지 않는 것이 지루하더라. 같은 연기를 무한 반복하는 것 같았다. ‘이거 지루하지 않아요?’ 계속 물었다. 다행히 촬영할 때는 몰랐지만 완성된 것을 보니 배우들의 색깔이 묻어나서 다채로운 신들이 나온 것 같다.“

영화 '리볼버'

Q. 하수영은 대사도 많지 않다. 계속 ‘아파트와 돈만 필요해’라고 말한다.
▶전도연: "하수영은 똑같은 이야기만 계속해서 무표정하게 반복한다. 저도 연기하면서 지루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감독님 말처럼 이 영화는 정말 함께 한 배우들의 향연인 것 같다. 그들의 연기가 색을 입히고 혼을 불러일으켰다. 그러지 않았다면 보기 힘든 영화가 되었을 것이다. 배우들의 에너지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자신의 연기가 불안하지는 않았는지?) “오승욱 감독이 잘 만들까? 그런 생각을 했다. 잘 만들어야 할 텐데 하고” (하하)

Q. 정 마담을 연기한 임지연 배우에 대해서.
▶전도연: "교도소 문 밖에서 정 마담이 차에서 내릴 때 영화는 무채색에서 색깔이 막 들어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장면에서 ‘정 마담이구나!’ 그 첫 장면에서 이 친구가 어떤 인물인지 알 것 같았다.“ (임지연 배우는 꽤 긴장했다고 하던데) ”그래요? 그렇지 않았다. 서로의 일에 집중한 것 같다. 통성명하고 나서 저 친구가 (이 역할을) 해서 다행이다 생각했다. 그러고는 각자 열심히 연기했다. 저의 팬이고, ‘한예종 전도연’이었다고 말한 것도 몰랐다. 방송일 열심히 하는 친구라는 생각을 했다. 영화 끝나고나서 재밌고 귀여운 친구라는 것을 알았다. 촬영할 때도 텐션이 그렇게 높은 줄 몰랐다. 홍보 때 보니 임지연에게는 정윤선 같은 텐션을 가지고 있더라.“

Q. 오승욱 감독과 두 번째 작품을 같이 해보니 어땠는지.
▶전도연: "<무뢰한>때는 감독을 잘 이해하지 못 했던 것 같다. 그때는 사실 힘들었다. 감독의 글이 날카롭다고 생각했고 그걸 좋아했었다. 현장에서 많이 타협을 하더라. 글의 날카로움이 좋아서 선택을 했는데 말이다. 그래서 현장에서 ‘이 글 본인이 쓴 게 맞아요?’그랬었다. 그렇게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에서 <무뢰한>을 찍었다면, 이번에는 감독이 원하는 것은 다 표현하고 싶었다. 또 언제 같이 할 수 있을지 모르니. 원하는 것, 할 수 있을 때 다하고 싶었다.“ (하하)

Q. <리볼버>가 그렇게 당황스러웠나?

전도연

▶전도연: "잔재주 안 부리고 묵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는 게 촌스럽고 올드하지만 클래식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리볼버>를 보는데 그런 클래식함이 없지 않아요? ‘이 사람이?’ ‘교차편집을 이렇게 많이 했어요?’ 그랬다. 요즘 영화 같았다. 오승욱 감독이 젊어졌다고 하는데 내가 보기엔 오승욱감독님 영화 같지 않았다. 새로운 것 같았다. 그래서 당황스러웠다.“

Q. 오승욱 감독 말로는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전 배우가 ‘꽁치와 소주 마시고 싶은 작품이다’고 말했다는데.
▶전도연: "위스키가 마시고 싶었는데. 감독님 작품은 약간 씁쓸함 감정을 준다. ‘무뢰한’ 때는 그랬었다. 이번 작품은 씁쓸함보다는 블랙코미디 장르가 들어가서인지 가볍고 유쾌함을 준다. 그런 재미가 가미되지 않았나. 조미료라고 말하고 싶다. MSG가 많이 들어간. ‘소주 마시고 싶은’ 그런 감정도 있지만 이야기의 서사 자체는 간단하다. 단조로운 이야기지만 배우들의 연기향연이 장르적 서사를 강화시킨 것 같다.“

Q. 이정재 배우가 특별출연한다.
▶전도연: "이정재 씨가 이걸 왜 한다고 그랬지? 그렇게 생각했다.(하하하) 여기에 왜 있는 것이지? 미국에서 영화 찍는다고 바쁘신데 왜? 아마도 오승욱 감독에게 마음의 빚이 있었던 것 같다. 저에 대한 것은 아니고.“ (이정재 ‘감독’의 출연제의가 있다면?) "사적인 이야기, 일적인 이야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대사만 한 번 맞춘 것 같다. <헌트> 잘 봤다고 이야기했었다. 감독을 또 한다면? 작품만 좋다면야 저는 얼마든지.”

Q. 작품의 갈증은 풀었는지.
▶전도연: "솔직히 안하고 싶었다. 나 말고도 누군가가 할 수 있겠지. 중간에 액션(길복순)도 했었고. <일타스캔들>로 어렵게‘ 밝은 작품’으로 돌아왔는데 또다시 내 발로 무덤에 들어가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이왕 하는 것 잘하고 싶었다. 작품에 대한 갈증은 <벚꽃동산>으로 좀 푼 것 같다. 연기를 한다고 해소되는 건 아니다. 27년 만에 무대에 서려니 무섭기도 하고, 자신감도 없고. 두려움도 컸다. 27년만이면 신인이나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이런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며 시작한 것이다. <벚꽃동산>으로 무대를 좀 더 사랑하게 된 것 같다.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은 들었다.“

영화 '리볼버'

Q. 자신의 연기인생을 돌아본다면, 스스로 어떤 평가를 내리고 싶은지.
▶전도연: "잘 산 것 같다. 타협하지 않고, 전도연 같이 잘 살아온 것 같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 같다. 제 필모가 자랑스럽다. 사랑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아니라 모든 작품들이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 회자 되고, 언제 다시 보더라도 ‘이렇게 재밌는 작품이었어?’하는 작품을 찍어온 것 같다. 필모에 누가 되지 않는 작품으로 채워나가고 싶다.”

Q. 앤디를 연기한 지창욱의 연기에 대해서는.
▶전도연: "촬영하면서는 웃긴 줄 몰랐다. 지창욱 배우가 대본에 없는 캐릭터를 만든 것 같다. 대본을 볼 때는 ‘앤디’ 캐릭터에 뭔가 특별한 것이 없었다. 이미지적으로 존재하고 신을 채우는 역할인데,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것이다. 어쩌면 지창욱은 앤디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

Q.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다고 했는데, 직접 제작을 해보겠다는 생각은 없는지.
▶전도연: "감독을 한다거나, 제작 이야기도 있었는데 저는 자신이 없다. 제가 잘하는 것이 연기이다. 나머지는 자신이 없다. 실패할까 무섭다. 실패하면 두 번 다시 꿈을 못 꿀 것 같다. 그래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있다. 한다면 멜로이다. 멜로영화를 극장에서 본 게 너무 오래 된 것 같다. 요즘은 멜로에 관심이 없다고 하더라. 언젠가, 또 좋은 멜로 나왔으면 좋겠다. 제가 출연하든 안하든.”

Q. 액션 연기에 대해. 허명행 감독이 액션감독으로 이름이 올라있는데.
▶전도연: "액션은 <길복순> 때 해봤으니 괜찮았다. 허 감독이 ‘그냥 할 수 있어요.’했었다. 이번에 시사회 뒤풀이에서 만났는데 ‘(액션이) 너무 없는데..’ 하더라. 그래서 ‘이건 액션영화 아니잖아요.’라고 했다. (하하) “이번에 찍으면서 폼을 어떻게 해야 화면에 잘 나오는지 알게 된 것 같다. 지금 액션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액션이 크게, 잘 보이는지 알게 된 것 같다.”

전도연

Q. 하수영은 마지막에 어떤 생각을 할까.
▶전도연: “원하는 것을 받아내기는 했는데... 뭔가를 받으면 달라질 줄 알았는데 달라진 게 없지 않나? 허탈할 것 같다. 받은 것이 대단한 것도 아니고. 이걸로 다른 삶을 살 것 같았는데 그렇지 않기에 쓸쓸함이 있지 않을까.”

Q. 오래 전에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는데.
▶전도연: “칸에서 상 받은 것이 제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달라질 줄 알았다. 뭔가 대단하겠구나 생각했는데 그런 게 없었다. 오히려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런 것을 어릴 적에 깨달은 것 같다. 이제 그런 것에 대한 기대가 없다. 기대를 안 하기도 하고. 지금은 눈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 예전에는 배우 전도연과 배우가 아닌 전도연을 분리하려고 노력했는데 그 분리란 것이 무의미하더라. 결국은 나에게서 나오는 것이니. 연기자체가 나인 것 같다.”

Q. 배우가 안 되었다면?
▶전도연: “배우가 안 되었다면 뭘 했을까. 난 뭘 해도 잘했을 것 같다. 그런데 배우가 되길 잘했다. 배우인 게 너무 감사하다. 만약 다른 걸 한다면 공부를 좀 하고 싶다. 왜 그리 공부가 싫었을까요. 다시 기회가 된다면 공부 열심히 하고 싶다.”

“연기를 하면서 뭔가를 채워 넣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채우고, 채우고, 또 채우고. 그래야한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내려놓고 비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게 저를 버티게 한 것 같다. 연기의 매력이란 것이 그런 것이다. 연기할 때가 가장 저답고, 제일 즐거운 것 같다.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칸의 여왕’ 전도연이 오승욱 감독과 찍은 블랙코미디일지도 모르는 느와르 <리볼버>는 7일 개봉한다.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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