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살아가는 배우 김고은 [D:인터뷰]

3377TV정보人气:134시간:2024-10-18

'대도시의 사랑법' 재희 역[데일리안 = 류지윤 기자] '은교'(2012)로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영화계 등장했던 김고은.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며 올해 '파묘'로 천만 영화의 주인공이 됐다. '충무로 기대주'에서 이제 '믿고 보는 배우'가 된 김고은이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돌아왔다.

이 작품은 세계 3대 문학상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에 지난해 노미네이트된 데 이어, 올해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도 오른 박상영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재희(김고은 분)과 성소수자 흥수(노상현 분)가 만나 서로를 보듬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새하얀 도화지처럼 맡은 바 역할을 완벽히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내는 그이기에 '대도시의 사랑법' 속 '김고은표 재희'에 일찍이 기대가 쏠렸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재희와 흥수의 스무 살부터 서른셋까지를 담는다. 올해 서른 셋인 김고은은 자신의 나이대에 맞는 역할이 처음이었다. 재희와 흥수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자신의 찬란했던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다.

"보고 난 후 제가 당시 시기를 잘 지나왔던 것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서투르지만 그게 또 예쁘잖아요. 그 나이가 갖고 있는 찬란한 느낌이 좋아 보이더라고요."

김고은은 '대도시의 사랑법' 대본을 보고 출연을 일찌감치 결정했지만 흥수 역을 맡을 배우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으며 제작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됐다.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도 김고은은 '대도시의 사랑법'이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며 하차하지 않고 기다렸다.

"이렇게 오래 걸리지 몰랐어요. 작품을 안 하면서 기다렸다면 힘들었겠지만 그 시간 동안 상당히 많은 작품을 하면서 '대도시의 사랑법'이 메이드 되길 바랐어요. 이 상황 속에서 제가 할 수 있었던 건 빠지지 않고 작품이 제작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었고요. 안 만들어지기는 너무 아까운 대본이고 이런 작품 자체가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귀한 작품이라 생각하고 촬영이 들어갈 수 있기를 기다렸죠. 두 달 반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어려운 상황도 많았지만 이언희 감독과 서로 어깨동무 하며 걸어온 느낌입니다."

'대도시의 사랑법' 속 성 정체성을 숨기며 살아가는 흥수가 날을 바짝 세우자 재희가 건네는 "네가 너인 게 어떻게 네 약점이 될 수 있어"라는 말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김고은 역시 이 대사가 영화를 관통하는 것 같아 퍽 마음에 들었다.

"재희가 흥수와 싸울 때 하는 말들이 모두 자기 자신에게 이야기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재희랑 흥수는 너무 닮아있어요. 처음에 재희와 흥수가 가까워질 수 있었던 것도 재희가 흥수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봤기 때문일 거라고 해석했어요. '어떻게 네가 너인 게 약점이 될 수 있어'라는 표현도아무도 해주지 않지만 가장 듣고 싶었던 말이라 재희가 스스로에게 수도 없이 했던 위로였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재희로서는 흥수에게 하는 가장 진실 된 위로의 말인 거고요."

영화에서 자신을 우선순위로 두고 순간을 즐기던 재희는 연인을 만나 결혼에 성공한다. 이 결말을 두고 결국 결혼으로 끝이 나는 재희의 모습에 호불호가 갈렸다. 김고은은 재희의 결혼보다는 성장에 초점을 맞춰 연기했다고 밝혔다.

"저의 대답은 본인이나 결혼이나 1순위가 중요한 게 아니란 거예요. 결혼을 해서 해피엔딩인 게 아니라 온전히 나다운 모습으로 서 있을 수 있는 상태 자체가 재희의 성장이고 결말이지 않을까요?"

재희와 흥수가 소울메이트인 만큼 김고은과 노상현도 촬영 하면서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됐다.

"집 세트 장면을 찍기 전까지 대화를 정말 많이 나눴어요. 사실 의도적으로 많이 했던 것도 있었어요. 그러면서 현실과 촬영 구분이 없을 정도로 어느새 많은 이야기를 하는 사이가 돼 있었죠. 그래서 합이 잘 맞을 수 밖에 없었어요. 초반에는 각자 치열하게 고민했지만 점점 눈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정도로 손발이 맞았죠."

김고은은 힘들거나 속내를 주변에 잘 이야기 하지 못하는 성격이라면서 재희와 흥수 사이를 부러워 하기도 했다.

"힘든 걸 솔직히 말할 수 있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제 성격이 그런 것 같아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김고은을 비롯해 이상이, 김상철, 안은진, 이유영 등은 '한예종 전설의 10학번'이라고 불린다. 함께 연기를 공부하며 배우를 꿈꿨던 이들은 이제 각자의 자리에서 활약하며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 중에서도 김고은이 '은교'로 먼저 빠르게 주목 받았다.

"친구들이 고생했던 걸 아니까 잘 되는 걸 보면서 뿌듯했어요. 사실 힘들어할 때 같이 술 한 잔하면서도 제가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없었어요. 같은 일을 하기 때문에 더욱요. 뭘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웃기잖아요. 저도 진짜 잘 모르고요. 그래도 이제 모두 다 잘 돼서 기뻐요."

김고은은 큰 계획이나 목표보다는 '오늘을 잘 살자'라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순간을 충실하게 지내다 보니 어느 덧 지금의 자리에 와있다. 예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으로 연기를 하고 있는 김고은이기에 앞으로 보여줄 연기와 성장이 기대된다.

"성장이란 건 당장은 모르는 것 같아요. 몇 년 후 '나 성장했네'라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어요. 그냥 한 작품 끝날 때마다 반성할 건 하고 개선해 나가는 거죠. 유도 선수들이 매일 똑같은 훈련을 하다 보면 성장해 있듯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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